유일호 "부동산 추가 규제 안 한다"

"환율조작국 가능성 낮지만... 대미 흑자 줄여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에 대해 "지금 부동산시장이,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지만, 안정된 상황에서 DTI·LTV는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여부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변했다.

경기가 어려운 만큼 1분기 지표를 보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를 묻자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써는 낮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우리나라가 외환시장에) 개입을 굳이 한다면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라고 설명하면서 '반복적으로 일방향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요건 중 하나인 대미 경상수지 흑자와 관련해 "통상압력 완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대미)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여야 한다"면서 "셰일가스 등 에너지 쪽 수입을 확대하고 제조업 분야 미국산 수입을 촉진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주년을 맞아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움직임이 없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고위급 경제협력 채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동안 카운터파트너인 미국 재무장관이 아직 인준이 안 돼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잇따른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통상 쪽에서는 실무진이 많이 접촉하고 있고 한중 FTA 이행위원회가 있어 그런 부분을 통해서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양자회담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전면적 경제보복에 나설 경우 우리 경제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에는 "올해 2.6% 성장할 것으로 보는데 큰 충격이 오면 달성이 어려울 수 있어 확장적 경기부양책을 강구할 수도 있다"면서 "시나리오별로 중국발(충격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개정에 대해 유 부총리는 "시행령을 포함해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산 농축수산물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법 수정 없이 가능한지 연구해보겠다"고 말했다.

골프장 세금 인하 여부를 묻는 말에는 "소비 촉진 측면에서 그런 방법으로라도 해외 골프 관광객을 불러올 수 있다면 연구해보겠다"고 답변했다.

민간기업 구조조정처럼 계속 적자를 내는 공공기관을 해산하는 등 적극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는 "해산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데 공감한다"면서 "도덕적 해이가 있으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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