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첫 2만 돌파…'트럼프 랠리' 어디까지?

"다우지수는 오늘날 증시에 대표성 잃어"

세계 경제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해 "초불확실성 시대가 시작됐다"고 우려하고 있는데, 정작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지수인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 처음 2만 선(종가 2만68.51)을 돌파했다. 1999년 3월 1만 선을 돌파한 지 18년만이다. 1972년 다우지수가 1000선을 돌파한 것을 생각하면 45년만에 20배가 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 선을 넘어 마감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와 규제완화에 구체적인 실행에 나서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호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30개의 대형주만 포함된 다우지수뿐 아니라, 경기동향에 더욱 민감한 S&P500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장 큰 호재로 받아들인 것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행정명령들이다.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들에는 미국산 철강이 송유관 사업과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신문은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부가 감세와 재정지출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은행주와 경기민감주에 집중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미국산 철강을 사용해야한다는 조항 등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체 없는 트럼프 랠리에 불과"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다우지수 2만선 돌파 소식에 대해 "그저 숫자가 달라졌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오늘날 증시는 상장지수펀드(ETF.주가지수와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며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품)가 주도하고 있는데, 30개 대형주만 반영하는 다우지수와 연계된 ETF는 500개 종목을 반영하는 S&P와 2000개 종목을 반영하는 러셀 지수와 연계된 EFT에 비해 무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고객에게 최대한의 다양한 투자를 권하는 자산운용가의 관점에서 볼 때, 다우존스와 연계된 ETF는 미국 경제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의미가 큰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다우지수 2만선 돌파가 최소한 심리적 호재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 JP모건 자산운용 글로벌 수석전략가 데이비드 켈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다우지수가 1만선을 돌파한 이후 2만선 돌파가 될 때까지 어떤 부침을 겪었는지 돌아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때 다우존스 지수는 6000선까지 폭락하는 등 10여년 동안 등락을 거듭했다.


켈리는 현재 다우지수 2만 선 돌파 등 뉴욕증시 상승세가 비정상적으로 미국 내의 요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가 전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현상도 경고신호이며, 그 이유는 달러로 돈을 빌린 기업과 국가들이 부채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우지수 2만선 돌파는 "정점에 도달했다는 또하나의 신호"라고 경고했다.


1980년대초 로널드 레이건 정부의 예산국장으로 레이거노믹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스톡먼도 "다우지수 2만선 돌파는 무의미하다. 역사상 최악의 어리석은 주가상승"이라면서 "다우지수가 이런 수준으로 올라올 실질적인 기반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취임 이후 주가지수가 급락할 것으로 예측해 온 전문가로 "지금은 그야말로 매도할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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