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구체적으로 뭘 내놓으라고 해서 참 답답"

'정책 불분명' 지적에 속내 표출…개헌파 빅텐트가 돌파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국민들이 "구체적으로 뭘 내놔라 실감이 안 온다고 해서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용산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대표적인 '개헌파'로 인사다.

번 전 총장은 김 전 의장을 만나 "실망스러운 것은 제가 그런 식의 비전을 내고 얘기를 하는데 국민들 마음에 '실감이 안 온다' 이런 얘기를 한다"고도 했다.

김 전 의장은 "국민들이 실감하도록 그런 걸 이제 내달라"고 답했다.

전날 관훈 토론회 후 반 전 사무총장의 비전이나 정책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자 나온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사회와 정치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자신이 이런 때 적절한 지도자감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그는 김구 선생이 활동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사실 그때 뭐가 있었나. 아무것도 없고 가난하고 찌들고 그래도 아주 투철한 정신이 살아 있고 분열이 안 되고 다들 조국을 해방시켜야겠다, 독립시켜야겠다 해서 모든 것을 다 바쳐 희생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요즘 보면 너무 풍요로운 사회에서 살다 보니 여러 욕구가 다양하다"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가 건전한 방향으로 합쳐져 승화됐으면 하는데 각기 다른 방향으로 분출된다. 정치 사회 지도자가 잘 아울러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우리가 겪는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은 "유엔 사무총장을 하며 포용적 성장 리더십을 배웠다"며 "지금 포용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당이 다르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 같은 한국 국민이고 발전을 위하는 거라는 목적도 같은데 왜 싸우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번이 정치 사회 문화와 행태를 바꿀 좋은 기회"라며 "국민이 이렇게 실의에 빠지고 지도자에게 실망하고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사실 4.19 때, 5.18 때 일어났고 그때마다 배우는데 제대로 발전이 안 된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의장은 "경험이 많으니 잘 이끌어 달라"고 격려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르면 27일 손학규 국민개혁주권연대 의장과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된 일정은 아니며, 이번 연휴 기간 중 일정을 맞춰 만나 본다는 계획이다.

일부 언론은 반 전 총장이 이날 손 의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양측 모두 "만나지 않았다"며 회동설을 강력 부인했다.

반 전 총장은 앞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을 만나기도 했었다.

귀국 후 전국 순회 방문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제3 지대 빅텐트 구성을 함께할 수 있어 보이는 '개헌파'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협조 및 의견을 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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