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30%가 고스란히 월세…'나홀로 가구' 허리 휜다

오피스텔 월세 부담 가장 높고, 단독·다가구 가장 낮아

최근 1인 가구 수가 급증한 가운데 서울 1인 가구의 월세 부담이 가처분소득의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동산114가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와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1∼11월 보증부 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월소득(가처분소득 기준) 대비 주택 임대료 비율(RIR)를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경우 매월 가처분소득의 평균 25%를 임대료(월세)로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 기준 1인 가구의 가처분소득(월 142만원)과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전용 33㎡ 이하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소형주택 보증부 월세의 평균 임대료(보증금 제외, 월 36만원)을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소득 대비 주택 임대료 비율을 뜻하는 RIR(Rent to Income Ratio)은 수치가 높을수록 주거비 부담이 크다는 의미이고 낮으면 그 반대다.

조사 결과 소형주택에서 월세를 살고 있는 1인 가구는 월 142만원의 가처분 소득 가운데 평균 36만원을 월세로 부담하고, 나머지 106만원으로 한 달 생활비와 저축까지 충당해야 했다. 소득의 25%(RIR)를 주거비로 써 생활이 빠듯해지는 것이다.

이는 2인 가구의 RIR이 14.1%, 3인 가구의 9.3%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42.5%가 월세에 거주해 자기 집(33.6%), 전세(16.0%) 거주자를 압도하고 있다.

1인 가구의 거주 면적을 넓혀 전국의 보증부 월세(월 40만원)로 확대하면 RIR는 29%로 30%에 육박한다.

부동산114 리서치팀 이미윤 과장은 "뉴질랜드, 미국, 호주 등 선진국의 경우도 주거비용이 소득의 25∼30% 이상이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본다"며 "1인 가구의 월세 거주가 절반에 육박하는 가운데 해외사례와 비교해도 국내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은 만만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가처분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이 가장 컸다.

지난해 서울의 전용 33㎡ 이하 평균 월세는 44만원으로 1인 가구 평균 가처분소득(월 142만원)의 30.7%를 임대료로 부담했다.

서울에 이어 제주도의 RIR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28.7%를 기록했다. 제주도의 전용 33㎡ 이하 월세 임대료가 평균 41만원으로 전국 2위에 해당하는 탓이다.

경기도의 RIR이 24.2%, 울산 22.4%, 인천 21.8%, 부산 20.9% 등의 순으로 주거비 부담이 컸다.

유형별로는 오피스텔의 월세 부담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월세는 41만5천원으로 1인 가구 가처분소득(월 142만원)의 29.2%에 달했다.

이어 연립·다세대(월세 평균 37만2천원)의 RIR이 26.1%였고, 아파트(34만3천원)이 24.1%였다. 단독·다가구의 월세 거래가는 평균 29만7천원으로 RIR이 가장 낮은 20.8%였다.

이런 임대료 부담 때문에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서 현재 1인 가구의 절반이 넘는 52.2%는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아파트(28.4%), 다세대주택(9.0%)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독신이나 노년층 등 1인 가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처분 소득이 적은 1인 가구를 위해 월세 소득 공제를 확대하고,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행복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 등이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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