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두환과 전화 통화...무슨 말 했나?

통화 내용은 공개 안 돼…1985년 김대중 동향 보고 '인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오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순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 인사를 했다.

반기문 캠프의 이도운 대변인은 보도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전날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으며, 17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지난 16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귀국 인사 보고차 전화를 했다.

반 사무총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는 "녹색 성장을 이어받겠다"고 해 논란이 됐고 봉하마을에서는 방명록에 노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람 사는 사회'로 잘못 인용해 적어 논란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선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사무총장 측은 그러나 이날 전 전 대통령과 김 여사와 한 통화 내용은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반기문, '김대중 동향' 보고 전두환 정권과 인연?

반 전 총장은 지난 1985년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귀국을 막고자 했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게 김 전 대통령의 동향을 보고하는 적극적인 조력자로 나섰던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외교부가 지난해 4월 17일 공개한 비밀 해제 문건에 따르면, 반기문 당시 참사관은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하버드대 교수로부터 입수했다.

미국의 학계 인사 등 130명으로 구성된 '김대중 안전 귀국 보장 운동'이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연명 서한을 전두환 당시 대통령 앞으로 1월 10일 보낼 예정이란 정보였다.

당시 유학생이었던 반 전 총장에게는 이를 보고해야 할 의무가 없었음에도 그는 이를 즉각 유병현 당시 주미대사에게 보고했다. 이후 유 대사는 이를 '김대중 동정'이란 제목의 정보로 8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5월 25일 제주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관훈클럽 토론회를 통해 "언론의 비판을 보면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한다"며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비판"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총영사관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정부 고급 귀빈들이 많이 오니까 제가 거의 명예 총영사 역할 비슷하게 했다"면서 "대학신문에 난 것을 카피해 보냈고, 학생도 아니고 펠로우로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어서 보고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반 총장은 또 "제가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정부, 국가를 위해 있는 것을 관찰·보고한 것이고 개인 의견이 들어간 게 없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라다니면서 그런 것(동향 보고)을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저에게) 흠집을 내는 건데 제 인격을 비춰서 보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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