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농촌 살리기, '삼시세끼' 식으로 해보면?

[프레시안 books] <마을, 예술을 이야기하다>

잘 나가던 중앙 공무원이 자진해서 지방으로 이전했다. 모두가 서울을 바라볼 때 지방으로 눈을 돌린 행정가는 쇠락하는 지역에 예술을 입혀 새로운 촌락으로 거듭날 길을 모색하자고 말한다.

<마을, 예술을 이야기하다>(김남일 지음, 워치북스 펴냄)는 경북도청에 근무한 지방 행정가가 20년 경험을 바탕으로 쇠락해 가는 한국 지방과 농산어촌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한국의 촌락은 지역 자치 정신은 사라지고 중앙을 바라보는 민원만 남은 곳, 기업형 농산어업이 기승을 부려 갈등을 낳는 곳, 넓게 포장된 도로를 따라 목가적인 풍경이 사라져가는 곳이다.

저자가 지적한 점들은 그간 우리가 인지한 한국 농산어촌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다. 지역 근대화가 사람을 모으고, 지역의 소득을 올리리라고 우리는 믿어 왔다. 하지만 저자는 반대로 전원의 고즈넉함을 지켜가는 길이 촌락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 <마을, 예술을 이야기하다>(김남일 지음, 워치북스 펴냄) ⓒ프레시안
그 사례로 저자는 프랑스 농촌을 제시한다. 프랑스의 농촌 체험형 민박인 '지트'는 도시민들에게 날것 그대로의 농촌을 체험하게끔 한다.

스웨덴은 자연 친화적 디자인을 접목한 호텔을 짓는다. 자연 그대로, 농촌 그대로가 더 경쟁력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자신이 근무한 경상북도도 이 길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산지가 많아 개발이 어렵다고 한탄하는 대신, 진정 현대적 지역 디자인의 근원은 자연에서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새로운 지역 발전 개념으로 '삼촌(三村)'을 제시한다. 강촌과 산촌, 어촌이 이제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역사를 바탕으로 도시보다 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녔다는 역설적 사고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도 삼촌 개념에 바탕한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지방 발전 전략의 축을 농림부에서 문체부로 옮겨야 한다는 대목이다.

저자는 현재의 소득 보전을 위한 보조금 중심 정책으로는 쇠락하고 늙어가는 지역 촌락을 되살릴 수 없다고 단언한다. 대신 친 촌락적이면서 젊은이가 공감 가능한 문화 정책을 중심으로 지역 발전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이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기에, 현대 농산어촌의 고루하고 완고한 문화의 축을 돌리자는 주장에는 공감할 여지가 많다.

저자는 대도시의 번잡함 속에서 예술적 가치를 잃고 방황하는 이들, 새로운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활동가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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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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