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12일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금품수수 의혹 등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반 전 총장 쪽 이동운 대변인은 1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연차 관련 의혹은 이미 밝혔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반 전 총장이 "육성으로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음해성 보도는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며 "이 밖에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소상하게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미국 연방법원에 뇌물 협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는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도 보도를 보고 알고 굉장히 놀랐을 것이다. 아는 바 전혀 없었을 것"이라면서 "현지에서 수사 중이니 적절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후속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바로 창당을 하거나 특정 정당에 입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아직 정치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고려할 시점이 아니다"라면서 "설까지는 정치행보 대신 민생행보에 집중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그에 따라 앞으로 갈 길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12일 인천공항에서 승용차편으로 사당동 자택으로 이동해 휴식한다. 첫 공식 일정은 13일 국립현충원 방문으로,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 이후 사당동 주민센터를 찾아 주민등록 신고를 한다.
14일에는 고향인 충북 음성의 부친 선영과 충주에 사는 모친 신현순(92) 여사를 찾는다. 음성 꽃동네 방문과 현지의 친지·시민 만남도 예정돼 있다.
이 외에도 대구 서문시장, 부산 유엔묘지, 전남 진도 팽목항, 경남 진해 봉하마을, 광주 5.18 민주묘지 등을 방문할 계획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마련 및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정부가 귀국 후 반 전 총장에게 국무총리 수준의 경호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경호를 가급적 줄여달라"고 당부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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