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위협하는 트럼프發 '전략적 위험'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트럼프 시대의 한중 관계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많은 이들에게 의외의 결과였다. 경선 중의 "거만한(狂妄)" 언사와 "제정신이 아닌 듯한(疯狂)" 주장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고 각종 추측을 불러일으켰으며, 미국 정책의 향방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동북아 국가들과 관계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과 일본을 긴장시켰고, 중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트럼프의 대외 정책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분명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취임 이후 동북아 정책에 뚜렷한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동북아 지역 국가 관계는 큰 변동이 있을 것이며, 중한 관계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현재 중한 관계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양측 모두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노력은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부 여론은 한국의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면 중한 관계가 전환을 맞을 것이라 생각하고, 또 다른 이들은 트럼프의 대 한국 정책이 한미 관계에 균열을 일으켜 중한 관계에 전환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 분석과 개별적 안건의 해석에 불과한 것으로, 깊이와 근거가 부족한 견해라 할 수 있다. 트럼프가 중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이해하려 한다면, 양자 간에 존재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적 수준의 국제질서 변동이란 전략적인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파악해야 한다.

지역 전략이란 시각에서 보면, 중미 간의 전략적 경쟁은 부단히 격화되고, 중한 관계는 혹독한 시련을 맞이할 것이다. 트럼프의 발언을 살펴보면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트럼프 취임 이후 중국에 대한 포위 압박이 줄어들 것이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국익을 고려하면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그 기본이며,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계속 압박해 미국 우선과 예외란 원칙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국을 포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정부의 수법은 더욱 노골적일 것이고 수단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트럼프는 중국과 그 주변 관계의 분열이란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관계를 특별히 주목할 것으로 보는데, 실제로 트럼프는 근래에 러시아를 향해 끊임없이 호의를 나타내며 미국과 러시아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나아가 일본과 러시아 관계 발전을 추진하여 중국에 대한 압박을 증가시켰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동맹관계 네트워크를 더욱 긴밀히 하여 패권유지 기반을 강화할 것이고, 동북아 지역의 경우는 한국과 일본이 그 중점일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해 11월 9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뉴욕시 힐튼 미드타운 선거본부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그 외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주변 문제에 보다 직접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최근과 같이 중국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만과 접촉한 경우는 사실상 중국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로, 향후 중미 관계가 평탄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한국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양자 간에 확실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며, 한국이 미국을 선택할 경우에 중국과의 관계는 확실히 악화되는 것이다.

북핵 문제는 언제나 중한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 트럼프 정부의 방식은 보다 강경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비핵화 추진과 관련, 중국과 한국의 협력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연설 중에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적은 있으나, 미국의 전략이익 측면에서 보거나 혹은 외교안보 관료의 구성으로 보아도 미국이 향후 북핵 문제에 있어 중대한 타협을 이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설사 북한과 대화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이는 아마 고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핵문제와 관련 트럼프가 "북한의 핵무기가 더욱 확대돼도, 오바마 대통령은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담판 시에는 반드시 행동이 있어야 한다"라고 오바마를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칭화(清华)대학 옌쉐통(阎学通) 교수는 <환구시보(环球时报)>와의 인터뷰 중에서 "미국이 내년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정책을 취할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북한 핵시설을 폭발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적지 않은 학자들이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한반도에 긴장이나 적당한 수준의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확실히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 이는 첫째, 직접적으로 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한 환경을 훼손하면서 정책적 선택 공간을 축소시키고, 둘째, 위기를 이용하여 동맹국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와 관련, 트럼프는 동맹국에 더욱 많은 안보 비용을 부담하라고 강조한다. 물론 이는 어느 정도 미국과 동맹국 사이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지만, 동맹국의 주변에 긴장이나 위기를 조장하여 미국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키고, 그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안보 비용을 분담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2017년 1월 2일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때문에 북한이 지속적으로 제6차 핵실험을 추진한다면 미국이 북한에 조준 타격을 가할 가능성도 증대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자연스레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하고, 이로 인한 한미 동맹 강화는 분명히 중한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사드 문제는 중한 관계 발전이 부딪힌 한계의 외재적 반응이다. 사드 배치 문제 관련, 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은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내린 '정확'한 결정이며. 이는 그 동맹의 견고함을 의미한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이는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처럼 보이나, 사실상 차기 한국 정부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한국이 사드 문제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한미 동맹이 '견고하지 않음'을 반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서게 만든다. 현재 박근혜 정부의 행동 방식에 따르면, 이는 한국이 주동적으로 "한쪽 편에 서는" 것과 같으며,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 있는 자신의 전략적 활동 공간을 막아버리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손에 이끌려 중국 봉쇄에 함께 나서게 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중한 관계는 국면 전환이 어려워지고, 동북아 지역의 신냉전 질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다.

경제, 무역 영역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도 중한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는 "무역적자 국면을 종결시켜 경제적 독립성과 강대함을 회복하고, 강대한 군대 재건을 위한 자원을 제공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 따라서 "중국 등의 무역 상대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동시에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실패한 것"이며 "한미 FTA 경우 재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보호무역주의를 시행한다면, 중한 양국의 대미 무역은 분명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는 또한 다른 국가들의 보호무역주의 정서를 자극하여, 장기적인 차원에서 세계 경제 회복과 성장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특히 무역 중심 국가에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보호무역주의 시행은 미국이 표방하는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으며, 그들이 수립한 세계무역 규범과도 상충하고,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신용상실 위기를 초래하여 그들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기초까지 흔들 수 있다.

트럼프와 그의 각료들은 이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주장하는 보호무역주의는 사실 "특정 목표(대상)가 있는 보호무역주의"일 가능성이 있다. 대미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거두는 국가에 한하는 것으로, 중국, 멕시코, 한국 등의 국가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중국과 한국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만들어내는 충격을 양국 간의 무역 발전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그 외에, 트럼프의 역(逆)세계화 정책으로 중국과 한국이 추진하는 다자무역지구 건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장기적 측면에서 보자면 중국과 한국은 경제무역 분야의 다자협력 제도화 추진에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한중일 FTA와 RCEP(경제동반자협정)를 막론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의 역세계화 정책으로 중한 양국의 노력은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부의 사람들은 트럼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반대가 중일한 FTA 혹은 RCEP에 호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하고 피상적인 판단이다. 트럼프가 TPP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 다자경제무역공동체 출현을 반기지는 않을 것이고, 중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공동체 출현은 더욱 꺼려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중국과 한국의 경제, 무역 다자협력 제도화 노력에 대한 분열과 압박의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등장은 국제 사회의 불확실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불확실성은 세계 경제와 이슈의 중심인 동북아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중국과 한국은 동북아 지역 주요 국가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각국의 지속적인 발전을 견인하며, 국민복지 수준을 제고하는 것이 양국 공통의 목표이자 책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은 긴밀히 소통하며 양국 간의 주요 문제들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나아가 이러한 기초 위에서 미국으로부터의 전략적 위험에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

* 번역 : 임진희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 위 글은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과 산동대학교 중한관계연구센터의 양해각서(MOU) 체결 내용에 근거해 제공받은 원고이며, 필자의 견해는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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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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