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무죄 석방, 여야 '희비쌍곡선'

"야만의 시대 끝나야"vs"경제에 손해 끼친 것 분명"

미네르바 박 모 씨에 대한 1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대해 정치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야권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한 반면 한나라당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한나라당은 미네르바 구속 이후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을 말하길 기대한다" "인터넷 포퓰리스트 미네르바 유감" 등의 논평을 내놓은 바 있다.

"검찰, 반성할 일이지 불복할 일 아니다"

이날 전병헌 의원 등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들은 "미네르바는 이명박 정권의 조급한 통제 만능주의의 희생양이었을 뿐이었고 촛불 집회 이후 줄기차게 추진되어 온 인터넷 통제와 규제 강화는 가히 세계적"이라며 "'야만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정 대변인도 "참으로 당연한 결과지만 미네르바 구속으로 그동안 국민들이 겪었던 충격과 상심, 그리고 국제적인 망신을 돌이켜 보니 이명박 정권의 행태에 더욱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서 "명백한 정부의 책임을 애꿎은 네티즌에게 떠넘기려 한 기재부의 무책임한 행태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여기에 강한 추임새를 넣으며 구속영장청구로 맞장구를 쳤던 검찰도 반성하고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 미네르바와 관련해서는 토론에도 응할 수 없다던 한나라당도 뼈아프게 반성하길 바란다"면서 "법원의 판결이 나왔으니 한나라당도 이제는 한 말씀 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다"고 비꼬았지만 한나라당은 관련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오늘 법원의 판결로 인해 검찰은 과잉수사라는 비판과 불필요한 사회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쓰라린 자업자득이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법원판결에 불복하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국가형벌권의 발동인 검찰수사는 엄격한 법해석과 객관적인 법인식, 그리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룩되는 것이지, 과잉수사나 짜맞추기 수사, 여론몰이식 수사, 보복용 수사를 한다면 그 또한 검찰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노동당 부성현 부대변인도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한 평범한 인터넷 논객을 하루아침에 공익을 해치는 죄인으로 몰아 마녀사냥 한 검찰은 반성해야 한다"며 "죄 없는 사람을 구속, 구금해 본인과 네티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표현의 자유를 유린한 검찰은 오늘의 재판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고 검찰을 질타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허위성 인식 없었다'라는 전문적인 표현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이미 전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을 재판을 통해 확인한 셈"이라며 "이처럼 당연하고 명백한 사실을 구속 수사, 재판까지 진행해서 확인해야 하는 이명박 정부가 만든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가 (그를) 고발한 적은 없으며 검찰에서 인지 수사를 했다"면서 "당시 우리도 증인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미네르바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잘못한 게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국가 경제에 상당한 해를 끼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검찰과 같은 인식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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