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산 결과 부동산 소득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369조 원, 즉 GDP 대비 무려 28.5%나 발생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것은 같은 기간 GDP 대비 연평균 43.6%에 달하는 피용자보수 다음으로 큰 비중이다. 부동산 소유 불평등 또한 극심한데, 이것을 통해서 우리는 소득 불평등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 소득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부동산 소득으로 인한 소득불 평등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토지보유세 강화이다. 그리고 강화한 토지보유세를 기본소득과 결합시키면 부동산이 초래한 불평등과 사회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면서 시민들의 기본적인 삶도 보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필자)
(원문 바로가기 ☞ : 부동산소득과 소득불평등, 그리고 기본소득)
소득불평등 심화와 부동산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불평등 해소이다.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란 목표는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고 분배를 하지 않으면 성장도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린 것이다.
오늘날 불평등 심화의 핵심으로 지적되는 것은 노동소득 불평등이다.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간에 벌어지는 임금격차, 그리고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한국 사회와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부동산을 소득 불평등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피케티 비율'이라고 불리는 '자본/소득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고 따라서 자본 소득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과 우리나라의 피케티 비율이 높은 까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가격 때문이라는 주장은 일반화되어있지만,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소득 불평등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데까지 나아가진 못하고 있다.
왜일까? 부동산 소득을 과소 계산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부동산 소득 추산은 주로 국책연구소에서 생산하는 패널 자료를 활용한다.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하여 부동산 소득을 추산한 한 연구는 어찌된 일인지 가계소득 전체에서 부동산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2~3.7% 정도라고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는 재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는 증거로 시장 소득에서 재산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해야 0.3~3% 수준으로 매우 낮다는 데이터를 제시한다. 부동산을 포함한 재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보다 훨씬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과소평가하기 쉬운 방식으로 주택에서 발생하는 매매 차익을 추산한 연구도 있는데, 그 연구는 2013년에 발생한 주택 매매 차익이 7조8499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이해도 수긍도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동산 소유 불평등이 극심할 뿐만 아니라 거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소득 불평등의 주된 원인이라고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매년 발생하는 부동산 소득의 규모가 GDP의 30% 가까이 된다는 것을 보이려 한다. 또한 이것과 함께 부동산 소유가 극도로 불평등하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부동산 소득이야말로 소득 불평등을 낳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밝히고, 나아가서 부동산 소득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고자 한다.
부동산 소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추산할 것인가?
여기서는 부동산소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기로 한다.
부동산소득 =매매차익(1) + 순임대소득(2)(1) 매매차익 = 부동산매각가액 - 부동산매입비용의 현재가치(2) 순임대소득 = 부동산의 현 임대가치 – 부동산 매입가액의 이자
이 식에서 의문점은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개념인 '순임대소득'일 것이다. 매매 차익이 부동산 소득의 하나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냥 임대 소득도 아니고 자가 소유 부동산까지 포함된 모든 부동산의 임대 가치를 부동산 소득에 포함시킨 것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타인에게 임대하지 않은 부동산에서 발생한 소득을 '귀속임대소득'라고 하는데, 이것을 부동산 소득에 포함시킨 까닭은 높은 현실 설명력 때문이다. 노동 소득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을 소유했느냐에 따라서 경제력의 차이가 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가령 갑과 을 두 사람의 임금 소득이 동일하게 연 5000만 원이고 모두 월세 100만 원(연간 임대가치 1200만 원) 수준의 집에서 산다고 해보자.
그런데 '갑'은 실제로 월 100만 원짜리 월세에 살고 있고, '을'은 집을 무상으로 취득하여 거주하고 있다. 다른 소득이 없다면, 현재의 소득 이론에서는 두 사람의 소득이 5000만 원으로 같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갑과 을의 임금 소득은 같지만 이들의 경제력 혹은 경제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고, 이것은 귀속임대소득도 소득에 포함시켜야 그 현실을 포착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같은 가치의 건물에서 영업하고 연간 사업 소득은 1억 원으로 동일한데 '갑'은 무상으로 취득한 건물에서 영업하고, '을'은 월세(연간 3600만 원)를 얻어서 영업한다고 해보자. 지금의 소득 이론에서는 두 사람의 소득이 1억 원으로 같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경제력 혹은 경제 상황은 차이가 나는 것이 분명하고, 이것을 포착해내려면 귀속임대료를 소득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갑의 소득은 1억3600만 원이고 을은 1억 원이 된다. 영업용 건물의 소유 여부가 각 경제주체의 경제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자가 소유 부동산의 임대가치까지 소득에 포함시켜야 현실을 보다 잘 설명해줄 수 있다. 그리고 임대가치에서 매입가액의 이자를 차감해주는 이유는 '이자'가 임대가치라는 수입을 낳는 '비용'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취득세를 통한 부동산소득 추산
매매차익과 순임대소득을 제대로 구하려면 매각된 부동산의 매입 시점과 가격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모든 부동산의 매입 가격과 매입 시점을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기존 연구에서는 국책연구원에서 생산하는 패널 자료를 활용해왔으나 이것은 표본 집단의 대표성과 과소기록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그러면 세금을 통해서 추산해내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매매 차익의 경우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자료는 국세청이 생산한 양도소득세 통계다.
그런데 양도소득세 통계를 통해서 매매 차익을 추정하는 것은 한계가 크다. 왜냐하면 양도소득세 통계에는 비과세 대상이 누락되어 있기 때문이다. 1가구 1주택은 비과세 대상이고, 2주택이라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비과세 대상이 상당하다. 그리고 법인이 누린 양도차익은 법인세의 대상이어서 양도소득세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양도소득세를 통해서 양도 차익을 매매 차익으로 간주하게 되면 부동산 매매차익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한계를 감안하면 우리는 결국 부동산 평균 보유 기간을 구해서 매매 차익을 추산할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도 행정자치부가 발간하는 <지방세정연감>의 부동산 취득세에는 비과세·감면 부분까지도 자료를 생산하고 있어 매년 거래가 얼마만큼 이루어지는지 추정할 수 있다. 취득세 통계를 통해 부동산 평균 보유 기간을 산출해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부동산 취득 시 납부하는 취득세액(2010년까지 등록세액도 포함)을 평균 취득세율로 나누어서 그 해에 거래된 부동산 총액을 구한다. 그 다음으로 거래된 총액을 전체 부동산 총액으로 나누면 당해 연도에 거래된 비율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을 통해서 우리는 평균 보유 기간을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해에 부동산 취득세액은 1조 원, 취득세율은 2%, 전체 부동산가액은 600조 원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그 해에 거래된 부동산 가액은 50조 원(=1조 원/0.02)이고 연간 부동산 거래 비율은 8.3%(=50조 원/600조 원)가 된다. 그리고 매년 전체 부동산의 8.3%가 거래된다면 부동산 평균 보유 기간은 12년(=100/8.3)이 되는 셈이다.
물론 평균 보유 기간을 통해서 추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연중 거래되는 부동산에는 보유한지 1년도 안 된 부동산도 있을 것이고, 20년 이상 소유하고 있던 상가 건물도 있을 것이다. 투기 열풍이 전국을 휩쓸 때에는 단기 매매가 성행하지만, 투기 열기가 식으면 거래량은 급감하는 경향이 있다. 요컨대 평균 보유 기간에서 멀리 떨어진 단기 보유와 장기 보유로 인한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기 보유를 평균으로 간주하는 데에서 나타나는 매매 차익의 과대 계상 문제는 장기 보유를 평균으로 간주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과소 계상 문제로 어느 정도는 상쇄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평균 보유 기간으로 매매 차익을 추산해도 큰 무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2007년에서 2015년까지 매년 거래되는 비율을 부동산 취득세의 분류 방식인 주택, 일반건축물, 토지로 구분해서 구해보면 주택은 10.5~16.9%, 일반건축물은 4.1~6.7%, 토지는 6.0~8.3%가 매년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을 통해서 평균 보유 기간을 구해보면 5.9~9.5년, 일반건축물은 14.9~24.5년, 토지는 12.0~16.8년이 된다. 여기에서는 평균 보유 기간을 주택은 8년, 일반건축물은 20년, 토지는 14년 동안 보유한 것으로 간주해서 계산한다.
부동산의 현 임대가치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부동산 임대료는 부동산의 종류에 따라 적용하는 비율이 다르다. 상업용 부동산은 5~8%, 주거용은 4~7%, 공업용은 4~6%, 농지는 2% 내외, 임야는 1% 내외인데, 여기서는 보수적으로 잡아 주택 4%, 일반건축물에는 5%, 토지에는 1%를 적용한다.
GDP의 28.5%에 달하는 부동산 소득
이런 방식으로 부동산 소득을 추산하면 얼마나 될까? 아래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2007년에는 292.3조 원, 2008년에는 295.4조 원, 2014년에는 245조 원, 2015년에는 225.2조 원의 매매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온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 하나는 2008년 이후부터 매매 차익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인데, 그 이유는 2002년에서 2007년 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13%를 상회하다가 2008년 이후로 상승률이 3~4%로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표 1> 매매차익 추산 단위 : 조 원 | ||||||||||
연도 | 2007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
주택 | 159.0 | 166.2 | 168.5 | 161.8 | 151.5 | 131.4 | 113.8 | 97.6 | 77.8 | |
일반건축물 | 63.1 | 55.6 | 54.1 | 53.2 | 53.7 | 56.1 | 60.7 | 64.0 | 64.5 | |
토지 | 70.2 | 73.7 | 72.6 | 75.2 | 78.0 | 85.1 | 85.6 | 83.7 | 82.9 | |
합계 | 292.3 | 295.4 | 295.2 | 290.2 | 283.1 | 272.5 | 260.1 | 245.3 | 225.2 | |
주: 모든 수치는 『지방세정연감』의 취득세 자료와 한국은행이 생산한 국민계정의 자료를 통해 구했음. |
그러면 '순임대소득'은 얼마나 될까?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순임대소득의 규모는 2007년부터 2015년 까지 연평균 100조 원을 상회한다. 한 가지 갸우뚱한 점은 2008년 11.8조 원이던 순임대소득이 2015년에는 190.4조 원으로 급등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원인은 '비용'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지' 부분의 순임대소득이 마이너스(-)인 까닭은 농지·임야 등의 임대소득은 매우 낮은 반면 매입가격의 이자는 그것보다 크기 때문이다.
<표 2> 순임대소득 추산 단위 : 조 원 | |||||||||
연도 | 2007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주택 | 26.9 | 11.0 | 39.9 | 47.1 | 43.9 | 48.3 | 76.5 | 80.1 | 102.3 |
일반건축물 | 44.1 | 41.2 | 55.1 | 62.4 | 66.0 | 69.1 | 78.5 | 85.6 | 95.1 |
토지 | -28.5 | -40.3 | -24.7 | -23.0 | -27.4 | -26.7 | -17.9 | -15.6 | -7.0 |
합계 | 42.4 | 11.8 | 70.3 | 86.6 | 82.4 | 90.7 | 137.0 | 150.1 | 190.4 |
주 : <표 1>과 동일 |
그렇다면 부동산 소득 전체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표 3>에서 보듯이 부동산 소득은 9년 동안 평균 369조 원, 즉 GDP 대비 무려 28.5%나 되는데, 이것은 같은 기간 GDP 대비 연평균 43.6%에 달하는 피용자보수 다음으로 큰 비중이다.
<표 3> 부동산소득 추산 단위 : 조 원, % | |||||||||
연도 | 2007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부동산소득 | 334.7 | 307.2 | 365.5 | 376.8 | 365.5 | 363.2 | 397.1 | 395.4 | 415.6 |
부동산소득/GDP | 32.1 | 27.8 | 31.7 | 29.8 | 27.4 | 26.4 | 27.8 | 26.6 | 26.7 |
피용자보수/GDP | 43.9 | 43.7 | 43.5 | 42.4 | 42.8 | 43.5 | 44.0 | 44.5 | 44.5 |
주 : <표 1>과 동일 |
그 많은 부동산소득은 누가 가져갔나?
그러면 이 많은 소득이 누구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것일까? 각종 부동산 소유 통계는 부동산을 과다하게 소유한 소수의 개인이나 법인이 차지했다는 것을 추측하게 해준다. 먼저 개인의 부동산 소유 불평등을 살펴보자. 대한민국에는 무주택가구가 44.0%(2015년 현재)에 이르고 인구의 1%가 민유지의 55.2%를 인구의 10%가 97.6%를 소유하고 있으며, 토지를 한 평도 소유하지 못한 세대가 40.1%(2012년 현재)나 된다. 그리고 2014년 현재 부동산 소유자 상위 10%는 하위 10%에 비해 가액 기준으로 127.36배나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주택에서만 발생한 연평균 189.3조 원의 소득은 인구 절반에 가까운 44%의 무주택 세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된다. 그뿐 아니라 무(無)토지 소유자들도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 토지 소유로만 보면 상위 1% 혹은 10%가 부동산 소득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법인의 부동산 소유 불평등은 개인보다 훨씬 심하다. 2014년 현재 상위 1%의 법인이 전체 기업이 소유한 부동산의 76.2%(가액기준)를, 상위 10대 기업이 무려 35.3%를 소유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소유의 편중도가 계속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8~2014년 6년 사이에 상위 1% 기업이 소유한 부동산은 546조 원에서 966조 원으로 77% 증가했고, 상위 10개 기업의 보유 부동산 가격은 180조 원에서 448조 원으로 무려 147%나 폭증했다. 그런데 법인 소유 부동산에서 발생한 부동산 소득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17.8조 원이나 된다. 이것을 통해서 우리는 매년 100조 원 정도의 부동산 소득은 상위 1% 기업이 차지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부동산 소득을 제외하고 소득 불평등을 논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부동산 소유 상태가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설사 소유가 불평등하더라도 부동산 소득의 규모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소유 상태는 매우 불평등하다. 그뿐 아니라 부동산 소득의 규모는 노동 소득 다음으로 큰데, 우리는 이 사실을 통해서 지금 한국사회의 소득 불평등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 소득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대책 : 토지 보유세 강화와 기본 소득의 결합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부동산 소득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해법은 간단하다. 부동산 소득의 규모를 줄이거나 환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건은 이렇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에 있는데, 해법을 찾기 전에 우리가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부동산 소득이 '불로소득'이라는 점이다. 부동산 소득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야 생기는데, 부동산 가격 상승은 개별 부동산 소유자의 노력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만들어 낸 산물이다. 즉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도로 등의 공공시설 설치와 같은 정부의 정책 변화나 정책 집행, 그리고 인구의 이동 혹은 집중과 같은 사회적 변화가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생각할 점은 불로소득의 진원지가 건물이 아니라 토지라는 점이다. 건물의 가치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하락하나 토지의 가치는 증가(增價)한다. 그러므로 핵심은 토지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것인데, 가장 좋은 방법은 토지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미 토지보유세는 경제학 교과서에서 경제 왜곡이 없는 가장 좋은 세금으로, 투기를 막고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촉진하는, 즉 경제에 순기능을 하는 세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2014년 현재)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너무 낮다. GDP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의 경우 0.78%인데, 이는 미국(2.62%), 일본(2.04%), 영국(3.13%), 호주(1.56%) 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이렇게 우리는 부동산 소득 자체가 불로소득이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소득이 소득 불평등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부동산 소득을 환수하는 구체적 수단인 보유세가 주요국보다 크게 낮다는 점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하는 근거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좀 더 구체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법을 정리해보자. 첫째는 과세 대상을 건물에서 부동산 소득의 진원지인 토지로 전환한다. 둘째는 비과세·감면 비율을 대폭 축소한다. 한국의 비과세 감면 비율은 보유세의 일종인 재산세의 경우 무려 34.7%(2014년)에 이를 정도로 과다하다. 높은 비과세·감면 비율은 방만한 부동산 보유를 조장하고, 보유세의 공평성을 훼손시키며, 과세기반의 협소화를 초래하고, 낭비적인 입법 경쟁을 부추긴다. 세 번째는 용도별 차등과세를 폐지한다. 현행 보유세는 주택, 종합합산토지, 별도합산토지, 분리과세토지로 구분하고 세율과 과표 구간을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1980년대 말 종합토지세를 제정할 당시 주무부서가 종합토지세의 보유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다. 따라서 용도별 차등과세는 폐지하고 모든 토지를 인별 합산해서 과세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지보유세 강화를 통해서 환수한 것을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사실 이해관계를 떠나서 생각해보면 인간이 만들지 않았고 필요하다고 그 양을 늘릴 수 없으며 무엇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토지에 대한 권리는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을 '토지정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동산 소득의 일정 부분을 토지보유세로 환수하여 기본소득의 형태로 모두에게 배분하는 것은 이 정신을 구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토지보유세 강화를 기본소득과 결합시키면 부동산이 초래한 불평등과 사회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면서 시민들의 기본적인 삶도 보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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