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100만 원으로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월 100만원 미만 지출 가구 비율, 2008년 이후 최고

100만 원 미만으로 한 달을 버티는 가정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극도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구가 그만큼 늘어났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분기 소비지출 계층별 가구 분포를 보면, 전체 가구 중 월평균 지출 100만 원 미만 가구(2인 이상 가구 실질지출 기준) 비율은 13.01%였다. 2009년 3분기(14.04%)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비율은 금융위기 당시 13~14%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대체로 10% 안팎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해당 비율은 1분기 11.96%, 2분기 12.57%로 올랐고, 지난 3분기 13%까지 넘어섰다.

3분기 전체 구간별로 보면, 100~199만 원 지출 가구 비중이 전체의 36.10%로 가장 컸다. 200~299만 원 지출 가구가 28.87%로 그 뒤를 이었다. 300~399만 원 지출 가구와 400만 원 이상 지출 가구 비중은 각각 12.12%, 9.90%였다.

흐름상 월 지출 200만 원 미만 가구 비중이 늘어났고 200~400만 원 가구 비중은 줄어들었다. 그만큼 가계가 생활 필수 소비 이외의 소비를 극도로 줄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57만9000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하지만, 세금과 연금지출 등 고정 지출을 제외한 실질소비는 같은 기간 0.1% 감소했다.

이 같은 지출 줄이기가 저소득 가계에 집중됨을 반영하듯, 가계 지출 감소는 주로 생활필수품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가 주로 지출을 줄인 분야는 식료품(3.2%), 교통(2.2%), 보건(3.8%) 등이다. 특히 식료품 소비는 지난해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가 유지되었다. 다만 식료품 지출 감소분에는 가격하락 요인도 반영됐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반면 주거·수도·광열비 지출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18.4% 늘어났다. 도저히 줄일 수 없는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를 최대한 줄이는 데 가계가 집중한 경향이 통계로 입증된 셈이다.

가계 소비 위축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라 정국이 멈춘데 따른 불안 심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조류독감 등으로 인한 불안심리 확장이 관련 통계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고, 가계부채 등 관련 경제지표가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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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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