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22일 '최근 북한의 대남 선전‧선동 공세'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북한이 남한 내 내부 현안과 연계해 반(反)정부 투쟁 선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이 문건에서 "북한이 '통치 위기' 등을 주장하며 대통령 및 집권 여당에 대한 비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최근 우리 내부 현안을 '정권 교체'와 연계한 선동성 비난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건에 따르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10월 말 이후 북한의 대남 비난 횟수는 증가했다. 10월 전체를 통틀어 16차례였던 대남 비난은 11월 16일 현재 18건으로 늘어났고, 박근혜 대통령 비난 횟수는 10월 12건에서 11월 16일 현재 16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떨어지고 사실상 통치 동력을 상실해 탄핵 위기까지 몰린 상황에서 통일부가 북한의 대남 비난을 모아 '친절히' 설명한 의도가 오히려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북한이 대남 비난을 강화해 "내부 교란 및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키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는 부분은 자칫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에 대한 남한 사회 내의 반대 목소리가 곧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가 이러한 자료를 작성한 이유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대남 비난을 강화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자료를 요구하는 기자들도 있어서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통일부에 북한의 대남 비난 자료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통해 정부에 쏠린 비난의 화살을 북한을 동원해 분산시켜보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통일부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실제로 대남 비난을 강화하고 반 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것이 남한 사회 내에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통일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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