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21일 <이언왕(藝恩網)>과 <텅쉰(騰迅)오락> 등 복수의 중국 연예 관련 매체를 인용, 아직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문건이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프로그램과 한국 작품을 리메이크한 콘텐츠가 모두 방송 금지된다"는 내용의 한한령 지침이 내려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중국 내 연예 전문 SNS 매체 <촨메이취안(傳媒圈)>이 "지금까지 모호했던 한한령이 실체를 드러냈다. 방송 관계자들이 중앙의 공식 문건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촨메이취안(傳媒圈)>은 중국 당국이 이러한 조치를 지난 9월 1일 자로 소급적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브랜드·광고모델 등 한국을 나타내는 어떤 요소도 방송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한한령에 △한국 단체의 중국 내 연출 금지 △신규 한국 연예기획사에 대한 투자 금지 △1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 금지 △한국 드라마·예능 협력 프로젝트 체결 금지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중국 내 송출 금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현재 중국 내에서는 한국산 드라마나 영화가 정식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문화부가 공개한 해외 영상물 수입 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보보경심 려>를 마지막으로 심의를 통과한 한국 작품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국과 중국의 공동 투자로 제작된 드라마인 <푸른 바다의 전설>의 경우 중국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S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상태다.
중국이 한국산 문화 콘텐츠 유통과 한국 연예인들의 활동 금지를 추진하려는 데는 사드 배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6일 한국 국방부가 롯데와 성주 골프장과 국유지 교환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이같은 조치가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우수근 상하이 둥화(東華)대학교 교수는 "중국은 '가랑비에 옷 젖듯' 슬쩍슬쩍 제재 조치를 취하다가 한국의 상황을 지켜보며 최종 결정할 것"이라면서 "사드를 서두를수록 제재의 폭과 깊이는 더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중국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확정 발표한 지난 7월 이후 한류 콘텐츠 및 연예인들의 활동에 서서히 제약을 가해왔다. 지난 8월 중국 후난위성TV 드라마 <상애천사천년 2 :달빛 아래의 교환(相愛穿梭千年)>의 주인공이었던 유인나 씨는 3분의 2 이상을 촬영하고도 별다른 이유 없이 드라마에서 하차해야 했다.
또 한중 합작 드라마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했던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연 배우 수지와 김우빈의 중국 팬미팅이 갑작스런 이유로 취소된 바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