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나‧수지‧김우빈...사드 희생양?

中 드라마 하차 등, 1차 타깃은 한류?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발이 가시화된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연예인의 출연이 중지되거나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우선 중국 후난위성TV에서 방송 예정인 드라마 <상애천사천년 2 : 달빛 아래의 교환(相愛穿梭千年)>을 촬영 중인 배우 유인나에게 드라마 하차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유인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언론에 "유인나는 여전히 중국에 머물고 있다"며 "소문으로 돌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제작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촬영이 중반 정도 진행된 상태인 가운데, 중국 측이 유인나를 대체하는 중국 배우를 캐스팅해 재촬영에 돌입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한중 합작 드라마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 중인 한국방송(KBS)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연 배우 수지와 김우빈의 중국 팬미팅도 취소됐다. 오는 6일로 예정됐던 팬미팅을 불과 이틀 앞두고 중국 측이 돌연 행사를 취소한 것이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쿠는 드라마 제작사 삼화네트웍스에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팬미팅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일방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그룹 와썹의 중국 프로모션 일정도 취소됐다. 와썹은 5일 3만 명 규모의 수첸시 20주년 빅스타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었다.

와썹의 소속사 마피아레코드 측은 언론에 "5일 중국에서 열리는 3만 명 규모의 쑤첸 시 20주년 빅스타 콘서트와 9월 4일 행사 일정이 잇달아 취소됐다. 주최 측으로부터 어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빅스타 콘서트 관련 출연 계약서를 쓰고 공연 비자까지 받았으며 포스터에도 사진이 게재됐다"며 "장지에를 비롯한 중국 가수들과 함께하는 공연으로 와썹만 유일한 한국 가수였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연예인의 방송 하차 및 잇따른 일정 취소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직접적인 보복 조치인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 연예인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압력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어 업계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4일 사설에서 "사드로 인한 중한 관계 경색은 한국 연예 산업의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며 "중국 내 한류 스타의 활동 제약에 대해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임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