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1인자 "더이상 트럼프 방어 안 해"

트럼프 음담패설 파문에 공화당 또 내분

미국 공화당의 권력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사실상 포기하고 상하원 선거에 주력할 방침을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10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의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더 이상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 등 외신들이 전했다.

또한 동료 의원들에게는 "각자 지역구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하라"며 상하원 선거에 매진하라고 당부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패색이 짙어진 트럼프를 버리고 상하원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공화당은 상, 하원에서 각각 54석, 247석을 차지한 다수당이다. 그러나 음담패설 파문 등 트럼프의 악재가 대선과 같은 날 실시되는 상하원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 버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라이언 의장은 지난 7일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문이 터지자 "역겹다"고 트럼프를 비난한 바 있다.

음담패설 파문 이후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도 더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된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자유당 게리 존슨과 녹색당 질 스타인을 포함한 4자 대결 구도에서 클린턴의 전국 지지율은 46%로 35%인 트럼프를 11%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구도에서는 클린턴 52%, 트럼프 38%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10일 두 후보의 지역별 지지율과 대의원 확보 전망을 토대로 클린턴의 대선 승리 확률을 86%로 점쳤다. 트럼프의 승리 확률은 14%였다. NYT는 특히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이 될 확률을 51%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라이언 의장과 달리 레이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은 각자도생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후보 교체론을 일축하며 "(후보를 바꿀) 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우리는 트럼프 선거본부와 전적으로 협력 중"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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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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