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강경책은 '구멍'...안보는 최고 민생"

[문정인 인터뷰] "CFR 보고서, 획기적이지만 중국이 동의할까"

미국외교협회(CFR : 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한때 '제국의 두뇌'라고 불렸다. 헨리 키신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같은 냉혹한 전략가들을 배출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질서를 막후에서 주물렀다. 아직도 미국 정부에 상당한 정책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민간단체로 알려졌다.

CFR이 최근 특별보고서를 냈다. 101쪽 분량에 달하는 이 보고서에는 '북한에 대한 보다 선명한 선택(A Sharper choice on North Korea)'이란 제목이 붙었다. 부제는 '동북아 안정을 위한 중국의 관여(Engaging China for a Stable Northeast Asia)'다.

제목과 부제에 나타나듯, 보고서는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어 온 미국 정부의 대북 무시 정책을 실패로 평가하며, 새로운 대북 정책에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를 성패의 관건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총 6가지 권고사항(Recommendation)을 제시했다.

1. 미국과 동맹국들은 하루 속히 중국을 한반도 문제에 관한 5자 협의에 참여시켜야 한다.

2. 미국은 시급히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고 비핵화와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도록 협상 방식을 재구축해야 한다.

3. 미국은 동맹국과 비정부기구, 유엔과 북한이 인권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

4. 미국은 제재 이행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북한의 불법적 행동에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

5. 한‧미‧일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억제 및 방어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6. 한‧미‧일은 스커드 급을 능가하는 북한의 모든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방어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가운데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 1, 2번 권고가 관심을 끌었다. 미중 관계의 우선순위에 북한 문제를 두어야 한다는 점과 북한의 핵 동결을 입구로 삼아 궁극적으로는 평화협정까지 아우르는 대화와 협상을 주문한 내용이 미국 대북 정책의 전환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나온 CFR 보고서의 목적은 차기 정부가 이를 수용토록 하는 데에 맞춰져 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과연 달라질까? 아울러 CFR의 권고대로 미국의 정책이 선회하면 중국과 북한의 태도도 바뀔까?

국제정치 분야의 권위자이자 워싱턴 정가와 외교가 동향에 정통한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만나봤다.

문 교수는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건, 새 행정부는 CFR 보고서를 주목 할 것"이라며 "전체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는 차기 정부의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문 교수는 핵 동결을 우선적 목표로 설정한 점에 "상당히 획기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핵 문제의 상황 악화를 방지하고 개선시키려면 한미 군사훈련 축소부터 평화협정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은 북한의 기존 제안에 대한 긍정적 화답"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의 핵동결과 비핵화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제안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미국 외교가의 주류들이 '전략적 인내'를 포기하고 대화와 협상을 주문한 정책 방향에 대해선 의미 있게 평가하면서도, 문 교수는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보고서의 한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미국 중심적 보고서"라는 것. 보고서는 대북 정책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우선시하며 통일 한국과 주한미군 축소 및 남진 배치 등을 언급했지만, 이는 "중국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했다. 보고서가 언급한 통일 한국은 곧 남한 주도의 흡수 통일이며, 주한미군의 남진 배치 역시 북한의 급변 사태라는 맥락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화와 협상, 대북 인센티브라는 플랜 A를 내세우며 군사적 옵션 등 플랜 B를 철저히 감췄던 1999년의 '페리 보고서'와 달리 이번 CFR 보고서는 협상론부터 강경론까지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우선순위를 설정하지 않아 큰 약점이 있다"고 했다.

문 교수는 이어 보고서가 나온 직후 국내에서 부각된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일축했다. 핵과 미사일 기지 등 타격의 목표가 북한 전역에 흩어져있어 타깃이 불분명한 데다, 남북을 합쳐 100만~150만 명의 희생으로 이어져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도덕적 타격을 입게 되는 미국이 선제타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또한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보여 온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제재와 압박을 통한 '강압', 킬체인과 대규모 응징보복을 통한 '억제', 사드와 패트리어트를 통한 '방어'를 모두 말했다"면서 "여기에 대화의 여지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차기 정부와 대선 후보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누가 지도자가 되건 북한 문제는 최고의 민생 문제라는 인식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둘째 "대화와 협상이라는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한국이 북한 문제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지난 28일 김대중 도서관에서 박인규 프레시안 협동조합 이사장이 진행한 문정인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프레시안(최형락)

"트럼프가 대통령 돼도 CFR 보고서 주의 깊게 볼 것"

프레시안 : 우선 CFR 보고서가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미국의 차기 정부는 대북정책의 전환, 특히 중국의 정책을 바꾸는 것이 최우선 정책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CFR이 이런 권고를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나?

문정인 :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증강, 고도화, 정교화되었으며, 이 객관적 현실이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나아가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 담보될 수 없기 때문에 북한 핵은 상당히 중요한 외교정책 사안이 된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북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많이 두지 않거나 무시했다.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시작될 때 북한 의제는 미국의 10대 과제 밖에 있었다. 이와 달리 미국의 차기 정부는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 넣어야 하고, 새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안, 그것이 이번 CFR 보고서가 나오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이번 보고서에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을 어떻게 평가하나? 미 국무부 출신의 로버트 칼린이나 존 메릴 등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들인데, 이들이 이번 보고서 태스크포스에 포함되지 않았다. 보니 글레이저 등 중국 전문가들과 핵확산 분야 전문가들 위주로 구성이 된 느낌이다.

문정인 : CFR에는 스콧 스나이더(선임연구원)가 중심이 된 코리아 팀이 있다. 그런데 스콧 스나이더는 이 보고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아담 마운트(선임연구원)은 핵 확산 방지 분야 전문가다. 북한 문제를 한반도의 전략적 안정에서 보기보다는 핵 확산과 동북아의 안정이라는 전략적 측면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핵위협방지구상(NTI : The Nuclear Threat Initiative) 공동대표인 샘 넌 전 상원의원이나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도 북핵 문제를 핵 확산 방지의 관점에서 본다. 보고서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한국 전문가는 별로 없고, 핵 확산, 중국, 인권과 금융 제재, 그리고 군사전력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 NTI는 구 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 핵무기 해체를 지원한 '넌-루가 프로그램(Nunn-Lugar program)'의 창안자인 샘 넌 전 의원과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 등이 지난 2000년 공동 설립한 비정부기구로, 지금도 핵무기를 감축하는 노력을 전세계적으로 기울이고 있다.(편집자)

프레시안 : 1998년 럼스펠드 보고서 이후 북핵 문제가 이렇게 미국 주류에서 주목을 받은 적은 드문 일이다. CFR이 가진 위상으로 봤을 때, 이 보고서를 미국 차기 정부가 무게 있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어느 정도라고 보나?

※ 럼스펠드 보고서 : 1998년 7월 '북한이 5년 내에 미 본토까지 이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아 미국 매파들의 호응을 얻은 보고서. CIA 등 정보당국의 추정 시점보다 10년 이상이나 앞당겨 위기감을 부추겼으나, 이 추정에는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업체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편집자)

문정인 : CFR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초당적 싱크 탱크이자 전문가 결사체다. CFR이 내놓은 정책보고서는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건, 새 행정부는 주목을 할 것이다. 보고서에 관여한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건 새 행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그들이 자기 논리를 펼 때 이 보고서를 증거로 제시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 행정부가 보고서 내용의 전부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선택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 된다고 하더라도 관료들이 정책에 관여하게 될 것이고, 담당 관료는 CFR 보고서를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고서가 시의적절하게 나왔고, 전체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는 차기 정부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

"북한 붕괴와 남한주도 통일을 조건으로 중국 동의를 끌어낸다?"

프레시안 :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다. 첫째, 중국 대북정책 바꾸는 것이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과 둘째, 핵 동결로부터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중국과 관련해, 5자회담 통해서 대북 테이블을 만들고, 통일 한국이 중국 국익에 저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하고, 경우에 따라선 주한미군의 축소나 남진 배치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중국 역할론과 얼마나 다른 것인가?

문정인 : 한반도와 관련하여 중국의 영향력을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중국과 더불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점에서 기존 시각과 다르다 하겠다. 또한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한국 주도의 통일이 달성되더라도 주한미군 숫자를 감축하거나 한수 이북 배치를 자제하는 등 통일 후 주한 미군 위상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보고서 뒤쪽에선 보니 글레이저와 에반 메데로이스 등 중국 전문가들이 이러한 제안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소수의견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여기에 빅터 차와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공감을 표하고 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상당히 미국 중심적 보고서다. 권고사항(Recommendation)의 첫 항목이 중국인데, 기본적으로 중국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었다. 한반도의 군사위기, 북한 붕괴 시나리오, 그리고 남한 주도의 통일 등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중국이 그러한 전제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9.3 전승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고 난 뒤 귀국 비행기 안에서의 수행기자 인터뷰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우리가 주장하는 ‘평화통일에 동의했다’는 투로 얘기했는데, 다음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자주적 평화통일'에 동의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즉, 중국은 남북이 합의한 통일에는 이론을 제기하지 않겠지만, 남한 주도의 통일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강조해 온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기본원칙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그것만 봐도 이 보고서는 중국의 생각과는 전제가 완전히 다르다.

지난 5월 초,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상당히 과감한 제안을 했다. '북한의 붕괴가 곧 이뤄질 것이다. 따라서 5자 연합을 통해 북한의 붕괴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CFR 보고서도 5자 협의를 통한 북한 관리와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 두 가지를 가정하고 있다. 중국이 이런 CFR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제로다.

또한 CFR이 주한미군 남진 배치라고 한 것은 북한의 급변 사태 때 한미 연합 전력이 북으로 가서 북한을 안정화시켜 접수한 후 다시 남쪽으로 내려온다는 얘기로 들릴 수 있다. 엄청나게 위험한 발상이다. CFR의 권고사항이 눈에 띄는 제안이긴 하지만, 중국이 수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고 본다.

프레시안 : 결론적으로 CFR 보고서가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것은 좋은데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단 뜻으로 이해한다.

문정인 : 중국이 받아들여야 할 것 아닌가. 보고서 전체가 중국의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첫 번째 권고사항부터 중국이 수용할 수 없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다. 내가 중국의 정책 결정자라면 이건 받지 못하겠다고 판단할 것 같다.

▲ 미국의 대북 전략 변화를 담은 CFR 보고서는 중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담고 있다. 사진은 중국 왕이(오른쪽에서 세 번째) 외교부장. ⓒ연합뉴스

"한미 군사훈련 축소, 평화협정 검토…획기적 변화"

프레시안 : 권고사항 2, 즉 핵 동결을 협상의 입구로 제시한 것은 가능성 있는 것인가? 핵 동결부터 시킨 뒤에 평화협정까지 가보자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핵과 미사일 동결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북한도 2015년에 공개적으로 핵과 미사일 동결과 한미 군사훈련 축소 내지 중단을 얘기했다.

문정인 : 그것은 상당히 획기적인 변화다. 오바마 정부나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먼저 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에 이번 CFR 보고서는 북한의 핵동결과 비핵화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제안을 참고 할 필요가 있다.

헤커 박사의 기본 주장은 북한이 핵물질을 확보하고 핵탄두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지금 그걸 포기하라면 포기하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초점을 상황 악화 방지에 둬야 한다면서 '3노(NO : No more, No better, No export)', 즉 핵 물질, 핵탄두의 추가 생산 및 추가 핵실험 방지, 핵무기 개량(소형화, 경량화, 고도화) 저지, 핵무기 수출의 제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한 인센티브로 '3예스(YES)', 즉 북한의 안보 우려와 에너지 부족, 경제적 고민을 해소해줘야 한다는 것이 헤커 박사의 주장이다. 목표인 '3NO'를 달성하기 위해 '3YES'를 인센티브로 주자는 것이다.

이 같은 헤커 박사의 주장이 그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소련과 신뢰를 통한 군축 협상을 해봤던 샘 넌 전 상원의원 같은 사람이 이번 CFR 보고서에서 (헤커 박사의 제안과 비슷한) 현실적인 주장을 한 것으로 본다.

또한 보고서에는 북한이 앞서 내놓았던 제안에 상당히 주목을 한 점이 눈에 띈다. 작년 1월 9일, 북한은 유엔 채널을 통해서 미 국무부에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하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더 이상 하지 않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도 받을 수 있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까지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국무부가 그걸 불과 9시간 만에 거부했다고 한다. 북한 입장에선 9시간이면 백악관이나 국방부와 협의 없이 국무부 단독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판단을 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제안은 최고 존엄의 제안인데, 그걸 9시간 만에 거부한 데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발하고 나와서 북미관계가 동결된 것으로 안다.

또한 지난 7월 6일, 북한은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상당히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비핵화 협상을 거론하며 5가지 전제조건을 거론했다. 첫째, 미국은 남한에 전술 핵을 배치하면 안 된다, 둘째, 전술 핵을 배치하지 않았다는 것을 사찰을 통해 검증할 수 있도록 하라, 셋째, 미국은 선제적 핵 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라, 넷째,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무기 전진 배치를 중지하라, 다섯째 남한 내에서 핵무기를 다루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선언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한국 정부는 기만적 제안이라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거절했다.

이번 CFR 보고서가 북핵 문제의 상황 악화를 방지하고 개선시키려면 한미 군사훈련 축소부터 평화협정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은 북한의 7월 6일 제안에 대한 긍정적 화답이라고 볼 수 있다. 샘 넌 등 대화파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작년 10월에 비엔나에서 샘 넌을 만났을 때 그의 권고는 이런 것이었다. 첫째, 중국의 역할이고, 둘째, 대화와 상황 악화 방지 및 동결에 역점을 두면서 필요하면 평화협정까지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비핵화가 어느 정도 이루진 다음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샘 넌은 협상을 많이 해본 사람이다. 협상을 하려면 우선 순위가 분명해야 한다. 그러나 CFR 보고서는 병렬적으로 나열했다. 워싱턴 사람들이 CFR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묻기에 백화점식 나열 같다고 답해줬다. 강경파들이 주장해온 북한 인권, 대북제재와 금융 압력, 그리고 방어, 억제 전략이 모두 병렬적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태스크포스 팀 소속 17명의 의견이 다소 모순적으로 나열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샘 넌이 공동의장이기는 하지만 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서 '17명이 모여 쓰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내가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란 순서를 조정하거나 (강경파) 분량을 조금 줄이는 정도밖에 없었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권고사항 1에선 중국 역할을 이야기하는데, 중국과 협의해야 할 내용은 한반도의 군사위기, 북한 붕괴, 그리고 한국 주도의 통일 등이다. 그러면서 상황 악화 방지와 핵 동결을 위한 협상을 한다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핵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면 그것이 우선순위의 1번이 되어야 하는데, 인권문제, 제재와 압박, 그리고 군사적 억제와 방어를 동시에 강조한다.

과거 페리 보고서와 비교해보라. 페리 보고서에는 플랜 A와 플랜 B가 있었다. 플랜 A는 대화와 협상이다. 인센티브를 주면서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플랜 B는 공개하지 않았다. 플랜 B를 공개하면 북한이 여기에 주목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대화를 하려면 군사적, 물리적 옵션은 감추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래야 북한과 신뢰구축이 된다. 페리는 플랜 B를 비밀로 분류했다. 협상에 집중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CFR 보고서는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을 거의 반영하고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면서 우선순위를 설정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그것이 큰 약점이다. 이 보고서는 사실상 미국보다 중국이 관심을 보여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선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중국은 받지 않을 것이고 북한도 이걸 받겠나? 인권 문제까지 거론하는데?

프레시안 : 중국 역할론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북핵 동결론은 획기적으로 본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

문정인 : 그렇다. 오바마, 박근혜 대통령은 하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핵 동결을 강조한 권고사항에는 주목을 할 것이다. 지난 2월, 왕이 외교부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에 동의해 줄 테니 북미 간에 대화를 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존 캐리 미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북한과 대화할 것처럼 이야기 했다. 그런데 실행되지 않은 이유는 한국 정부가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볼 때 중국은 권고사항 2에 담긴 핵 동결론에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고사항 1(중국 역할론)에 북한 붕괴 시나리오, 한국 주도의 통일 같은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에 권고사항 2에도 중국이 의구심을 가질 수는 있다.

"선제타격? 현실적으로 어렵다"

프레시안 : CFR의 제안이 무게가 있다고 본다면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문정인 : 그럴 것 같지 않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영수회담, 13일 국무회의를 통해 이미 기본 구상을 내비쳤다. 북한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다. 국제사회와 북한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우리가 이기는 게임을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선 킬체인이나 대규모 응징보복을 통해 억제를 하고, 패트리어트와 사드로 수도권과 남쪽을 방어하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기본 구상이다.

국제정치에서 군사 전력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강압(Compellence)을 통해 상대방의 행동 바꾸는 것, 둘째가 억제(deterrence), 세 번째가 방어(defence)다. 박 대통령은 국제정치 현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세 가지를 모두 얘기했다. 제재와 압박을 통한 '강압', 킬체인과 대규모 응징보복을 통한 '억제', 사드와 패트리어트를 통한 '방어'를 모두 말한 것이다. 여기에 대화의 여지는 전혀 없다.

프레시안 : 한마디로 CFR 보고서가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한 것은 일정한 의미 있지만, 협상의 로드맵에서 일관성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북핵문제의 관리가 중미관계의 시금석이라고 평가한 보고서의 레토릭과는 괴리가 있다는 의미 같다.

문정인 : 미국의 외교정책은 일방주의적 경향이 상당히 강하다. 역지사지해서 중국이 받을 수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미국의 기본 입장은 중국이 자기들 구상에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과 척을 지게 될 것이고 그 책임은 중국에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러면 중국은 뭐라고 하겠나. 우린 대화와 협상을 하라고 했는데 당신들이 하지 않은 것 아니냐, 아시아 회귀 전략을 하면서 중국 견제와 포위를 하려는 수단으로 북한을 사용한 것밖에 아니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중국이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을 해놓고 이에 협조하지 않으면 중국 책임이라고 하면 웃기는 소리가 된다. 미국은 정부나 비정부기관도 일방적이고 패권적 시각이 상당히 강하다. 거기에 대한 의식이 없다. 보고서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이라 하겠다.

프레시안 : CFR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의 의견이나 입장도 반영된 것으로 보나?

문정인 : 직접적으로 그렇지는 않겠지만, 참여한 사람들이 한국 정부의 의견을 잘 알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참여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이번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국내에선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의 선제타격론이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선제타격론에 대해 미국 정부나 CFR이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나?

문정인 : 보고서 자체에는 군사적 억제와 방어만 적시되어 있고 '선제타격'이라는 표현은 없다. 그러나 멀린이 기자회견에서 그런 가능성을 비친 것으로 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제타격은 어렵다. 윌리엄 페리도 얘기했듯이 선제타격을 하려면 분명한 타깃이 있어야 한다. 1994년에는 영변만 타격하면 됐지만, 지금은 플루토늄 시설, 어디에 은닉했는지 모르는 우라늄 시설과 핵물질 보관 장소 등 타깃이 분명치 않다. 미사일 시설도 마찬가지다. 동창리에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대는 고정되어 있지만 무수단, 노동, 스커드미사일은 모두 이동식이다. SLBM은 잠수함에 있다.

그렇다고 평양 지휘부를 타격한다? 그러면 부수적 희생이 너무 크다. 북쪽도 보복 차원에서 남쪽 주한미군 시설을 타격할 수밖에 없다. 남북 모두 무고한 민간인들의 부수적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선제타격을 하면 재래식 무기로 하겠지만, 어쨌든 확전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에 남북 공히 100만~150만 명이 즉각 희생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이걸 어떻게 책임 질 수 있겠나. 때문에 선제타격은 인류에 대한 범죄가 된다. 그 책임을 미국이 져야 하는데 미국의 도덕성에 상당한 하자가 생긴다. 또한 그런 일이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이뤄진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한국 대통령도 그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IS 같은 테러리스트 집단이라면 보복 능력이 제한적이겠지만, 전방에 배치된 방사포와 스커드, 노동미사일은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을 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그런 점에선 말로는 선제타격을 언급할 수 있겠지만, 국제법 위반이자 인류에 대한 범죄가 되기 때문에 미국은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정부도 전쟁이 예상되는 선제타격을 허용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군은 참수작전을 말하는데, 평양은 4중 방공망을 갖추고 있다. 전투기로 폭탄을 투하하는 방법은 상당히 힘들다. 그리고 타우러스(Taurus)나 슬램-ER(Slam-ER)과 같은 공대지 미사일을 이용, 수원 등 남쪽에서 미사일로 때릴 수밖에 없는데,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 뿐 아니라 현무나 해성 등 미사일을 이용한 타격도 한계가 있다. 평양의 방공망은 이라크나 리비아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북한은 전 국토의 요새화를 오래 전부터 추구해 왔는데 그 중에서도 평양처럼 요새화 된 곳도 없다. 북한 지휘부가 지하 깊숙이 은닉해 있으면 벙커 버스트 같은 전술 핵으로도 깨기 힘들 것이다.

정리하자면, 선제타격의 군사적 유용성에 회의감이 있다. 선제타격 자체가 대규모 전쟁을 촉발하기 때문에 엄청난 민간인 살상이라는 부수적 피해가 생긴다. 그러면 미국은 인류에 대한 범죄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고, 상당히 심각한 도덕적 타격을 받는다. 나아가 한미 동맹 자체까지도 위협을 받는다. 한국의 동의 없이 선제 타격을 하게 되면 반미감정이 심해져서 한미동맹에 위기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선제타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 미국이 '전략적 인내'를 포기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강압, 억제, 방어 등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프레시안 : 리처드 하스 CFR 회장의 최근 칼럼을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미국의 핵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면 남침을 할 것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한 북한은 지금까지 협상을 통해 시간을 벌면서 핵능력 증강시켜왔다고 했다. 리처드 하스 정도 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건가 싶었다.

문정인 : 하스는 소위 제네럴리스트(generalist)다. 북한을 잘 알지 못한다. 북한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았고,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표피적 이해를 해서 그런 발언을 한 것 아닌가 한다. 하스는 미국에 대해 핵 억지력을 가지겠다는 발상을 하는 북한이라면 얼마든지 남한에도 재래식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보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 군사독트린의 기본은 방어다.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 반사적으로 자기들도 군사훈련을 한다. 한미가 전략무기를 전진배치하면 북한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으로 대응한다. 북한의 패턴은 이렇게 상당히 방어적이다. 미국 일각에서 북한을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까닭은 이렇듯 방어와 억제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스는 북한 군사독트린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다. 북한은 선제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데 대한 공포가 어마어마하다. 자기들이 약하게 보였을 때 미국이 침공해 올 수 있다는 인식 강하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상당히 조건적이다. 우리를 쳐들어오면 반격하겠다는 것이지, 먼저 선제공격을 하겠다는 얘기는 없다.

또한 하스는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에 대한 이해가 없다. 누가 판을 깼나. 1993년부터 시작된 북핵 문제의 역사를 보면, 2002년에 고농축우라늄 관련 협상을 할 수 있었는데 부시가 판을 깼고, 2007년 2.13 합의에 의해 불능화 조치까지 합의를 봤는데, 미국 측이 합의 사항에 포함되지도 않은 검증 가능한 불능화를 요구해 판이 깨졌다.

2012년 2.29 합의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 데에 로켓 발사까지 포함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은 로켓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주권적 사항이라고 반대했다. 그런데 데이비스는 로켓도 합의에 들어갔다고 보고해버린 것이다. 그럴 거면 협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렇게 보면 하스는 북미 핵협상에 있어서 항상 북한이 기만하고 거짓말을 했다는 인식이 강한 사람이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라 북한 편이기 때문에 대화를 하라고 강조해도 미국과 한국 정부는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않았다. 미국은 전략적 인내, 우리는 제재와 압박만 얘기했다. 때문에 북한의 핵협상에 대한 역사적 몰이해에서 나온 하스의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안보는 최고의 민생…북한과 대화하고 우리가 주도권 가져야"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걱정은 차기 정부인데, 야당 후보들 면면이나 생각을 봐도 정권교체가 된다고 해도 북핵 문제에 이니셔티브를 쥐기가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

문정인 : 차기 정부가 야당이든 여당이든, 세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째, 북한과 관련된 안보 문제는 최고의 민생 문제다. 전쟁이 나면 경제고 뭐고 없는 것이다. 누가 지도자가 되건 그 지도자는 북한 문제는 민생문제라는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둘째, 박근혜 정부가 해 온 제재와 압박, 억제와 방어 등 강경책에는 구멍이 너무 많다. 북한은 의미 있는 대화를 할 때는 도발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대화와 협상이라는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우리가 주도권 가져야 한다. 이번 CFR 보고서를 보면서 솔직히 나는 화가 났다. 미국이 뭔데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하는 것인가. 이 보고서에는 한국의 자리가 없는 것이다. 한반도 통일은 남북이 만들어야지 미국과 중국이 만드는 게 아니다. 우리 지도자들 정신을 차려야 한다.

프레시안 : 협상이 중요하고 한국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남북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수순을 제언하신다면?

문정인 :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허물어진 북한과의 접촉, 대화 채널을 복권시키는 것이다. 국정원은 그동안 대북 침투, 와해 공작 중심으로 해왔다. 북한의 통전부가 이런 국정원을 상대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북한에 대한 접촉은 당국자 공식, 당국자 막후 접촉, 그리고 비정부 인사들의 물밑 접촉이 있다.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물밑에서 만나 북한 지도부의 의도를 헤아리고, 당국자가 막후에서 이를 공식 어젠더 세팅로 전환시키고 난후 공식회담을 하는 게 일반적 패턴인데, 이 과정이 모두 없어졌다. 막후 접촉은 국정원이 해야 하는데, 침투 와해공작을 하니까 북한이 적대시하고, 물밑접촉은 남북 교류협력을 못하게 해서 이루어지지 못 하고 있다.

다음 정부가 이를 복원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도권을 잡으려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하고 북한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것이 전혀 없다. 우리 정부는 우리 것이 무엇이고 미국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 못하고 미국과 한통속이다. 미국 사람들이 시켜서 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현 정부의 존재론적 한계가 느껴지는 것이다. 현 정부에는 시스템 없이 한 사람밖에 안 보인다. 시스템 없이 어떻게 외교 안보를 다뤄나갈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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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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