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국내 원전 절반, 경북의 불안은 더 컸다

[언론 네트워크] 경북 원전 12기 가동 중…"수명 끝난 월성1호기 폐쇄, 추가 건설 중단"

한반도 지축(地軸)이 흔들린 것 같은 두려움을 일으킨 12일 경북 경주의 지진으로 대구와 경북지역에는 23명이 다친 것을 비롯해 290건의 지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진에 따른 민원은 대구경북 1만여건을 비롯해 전국에서 5만여건이나 접수됐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13일 오전에 발표한 지진 발생 현황에 따르면, 12일 저녁 7시 44분 경주시 남서쪽 8km 지역에서 진도 5.1 규모(대구 진도 4.0)의 1차 지진에 이어, 저녁 8시 33분에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진도 5.8 규모(대구 진도 4.0)의 2차 지진이 발생했다. 여진도 179회나 일어났다.

이 같은 5.8의 지진은 1978년 우리나라에 계기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이전 최대는 1980년 1월 8일 평북의 5.3)며 179회의 여진 역시 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이전 최대는 2013년 93회)였다.

▲ 경북 경주 지진발생 상황(2016.9.12) ⓒ경상북도

진도 5.0~5.9 규모의 지진 현상은,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며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가게 되고 보통 건축물에서는 약간의 피해가, 취약한 건축물은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만큼 영향이 크다.

실제로 지진의 진원지인 경주를 비롯한 경북지역에서는 지진 대피 과정에서 넘어져 뇌출혈을 일으킨 60대 남자를 비롯해 유리 파편에 따른 찰과상과 인대 손상, 열상, 발골절 등으로 21명이 다쳤다. 대구에서 치아 손상과 두부 열상 등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이번 지진으로 경북에서 벽체에 금이 간 80건을 비롯해 담장 파손 40건, 수도배관 파손 16건, 차량파손 21건, 기타 125건을 포함해 모두 28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에서도 건물과 도로 균열, 상수도 누수, 차량유리 파손을 비롯해 8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경상북도

ⓒ경상북도

특히 이번 지진의 지원지인 경주를 비롯한 경북지역에는 현재 가동중인 국내 원자력발전소(24기)의 절반인 12기가 몰려있어 주민들의 불안은 더 컸다. 때문에 지역 시민단체와 정당은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원전 안전대책"과 "월성1호기 폐쇄" 등을 촉구했다. 월성과 울진 원전 30km 반경 내에는 각각 126만여명과 4만5천여명 등 주민 130만여명이 살고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과 민주노총경주지부를 비롯한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3일 성명서를 통해 "시민들은 지진 발생의 공포 속에서 자신의 안위와 함게 핵발전소를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면서 "30년 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에 대해 즉각 폐쇄 조치를 단행하고, 월성원전 1,2,3,4호기뿐 아니라 신월성 1,2호기도 가동을 중지하고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주 방폐장에서 발견된 다수의 단층도 이제 활성단층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2일 발생한 지진과 여진은 경주시민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고 그 공포는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모든 시민이 집을 뛰쳐나왔다. 경주시내의 통신이 두절됐고 집안의 집기가 쏟아져 난장판이 됐다. 지진 발생 하루가 지났지만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주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감을 전했다.

▲ 경상북도 원전 현황. ⓒ경상북도

'영덕핵발전반대 범군민연대'도 13일 성명서를 내고 "영덕핵발전소 신규 건설 계획 중단"과 "핵발전소 폐쇄"를 촉구했다. 특히 "지진을 포함한 모든 자연적 인위적 환경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불가능하고, 핵무기와 핵발전은 본질적으로 방사능 피폭을 피할 수 없다"면서 "핵발전을 중단하고 핵산업을 전면 폐기하는 정책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성명을 통해 "지역내 건축물 내진 성능 확보비율이 대구는 26.7%, 경북은 38.2%로 2014년 기준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가뜩이나 지진위험이 증가 추세인 대구경북에 추가 핵발전소 건설은 미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경북은 경주,울산에 원전이 밀집해 지진에 대한 예상 피해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며 "한반도 강진 발생 가능성과 그에 따른 안전매뉴얼 점검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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