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층 김정은 지지 높아…"급변 사태 어렵다"

중국에 대한 친밀감 상승, 남한은 하락

북한 30~40대의 보수화가 지난해보다 강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30대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지도는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4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북한을 떠나 남한으로 온 탈북민 138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2016 북한 사회 변동과 주민의식 변화'를 주제로 한 이번 발표에서 김병로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지지도가 20대는 59.6%, 40대는 58.5%, 50대 이상은 60%인데 비해 30대는 7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지지도도 지난해 58.1%에서 올해 63%로 4.9%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이른바 '고난의 행군' 당시 20대를 보냈던 현재 40대가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20대가 59.7%, 30대가 62.5%, 50대 이상은 50% 정도가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힌 것에 비해 40대는 무려 79.4%가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도 지난해 52.7%에서 올해 63%로 10.3%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로 교수는 "올해 주민 의식 조사를 볼 때 북한 정치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기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주민 유동성과 한류 문화에 대한 접촉, 정치적 비판행위 등 여러 면에서 체제 이완 현상이 진행 중이지만 (북한 당국의) 주민 선전 선동과 통제 강화로 주민의 정치 사회의식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인식은 경제 문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에도 반영됐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경제가 어려운 이유로 최고영도자를 꼽은 비율은 2014년 74.5%, 2015년 70.8%였으나 올해는 65.2%로 줄어들었다.

특히 향후 북한을 이끌어갈 세대인 고학력자와 35세 미만 청년층에서 이러한 응답이 두드러졌다. 대학교 학력 수준에서 최고영도자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는 응답은 3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35세 미만 청년층의 경우 최고영도자 때문이라는 응답은 55.9%까지 하락했다.

대외 관계 인식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드러났다. 최규빈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대중국 친밀감은 2014년 조사에서 79.7%, 지난해 72.9%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3.9% 상승한 76.8%로 집계됐다. 특히 30대와 40대의 대중국 친밀감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최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중국 간의 정치적 냉각기가 다시 완화되면서 긍정적인 대 중국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친밀감은 2014년 16.2%, 지난해 22.9%로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15.9%로 다시 낮아졌다. 최 선임연구원은 "2015년 8월 DMZ 목함 지뢰 사건으로 인한 남북 대치와 올해 초 있었던 개성공단 폐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풀이했다.

한편 북한의 의식주 생활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은미 선임연구원은 "벼와 옥수수의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들었지만 식생활의 양적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축산업과 어업의 생산량 증가로 경제적 중층과 하층의 고기 섭취 빈도가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남한의 대북 제재가 실제 주민들의 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대북 제재로 경제적으로 상층부의 고급 상품의 소비 기회는 줄어들지만, 중하층의 기초 생활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남한의 대북 방송이 북한 주민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 선임연구원은 "남한의 대북 방송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당국의) 사상 통제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남한을 포함한 외부 매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비율이 지난해 30.1%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20.3%로 9.8% 포인트 낮아졌다. 정 선임연구원은 "남한 정부의 대북 방송 재개 효과 역시 미흡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드라마나 음악 등 소위 '한류' 문화를 접하는 주민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병로 교수는 한류를 자주 접촉한다는 비율이 지난해 57.5%에서 올해 52.2%로 5.3% 포인트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젊은 층의 한류 문화 접촉 비중은 여전히 높았다. 50대가 18.8%인데 비해 20대는 55.8%, 30대는 65.6%, 40대는 50%가 접촉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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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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