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서청원 추대? '닭 대신 꿩' 식으로…"

우왕좌왕 위기의 친박계, 전당대회 후보 난립 예상

새누리당 친박계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대표-최고위원 분리 경선이 핵심인 단일지도체제 도입을 막아내지도 못한 상황인데, 당 대표 후보 난립으로 교통정리에도 애를 먹고 있다.

친박계 좌장 격이었던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친박계는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최 의원은 불출마 선언하기 전날인 지난 5일 밤,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에게 당 대표 경선에 나서달라고 부탁했지만, 서 의원은 완강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주영 의원이 지난 3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친박계를 정면으로 비판했고, 이정현 의원은 홍보수석 시절 보도 개입 파문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7일 출마 선언을 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저는 최경환 의원이나 서청원 의원과 반대로 (당대표 출마) 마음을 굳혔고 이제 언제 출마 선언하느냐만 남아 있다"며 서청원 의원에 대해 "후배들 열심히 도와주겠다, 이런 말씀이셨지 본인께서 직접 나가신다는 말씀은 하신 적이 없다"고 우회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압박했다.

홍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 나가서 우리가 사분오열돼 있는데 그래도 가장 합리적이고 또 온건한 홍문종이가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또 단일화도 하고 이런 데 앞장서야 되지 않느냐' 이런 말씀들 하고 계시다"고 했다.

친박 후보만 3명인데다, 서 의원까지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셈이다. 서 의원이 출마할 경우에도 이주영, 이정현 의원이 도전을 접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서 의원 출마설에 비박계 의원들은 발칵 뒤집혔다. 이혜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친박들이 A를 내려고 했다가 A가 불출마 하시니 B를, '닭 대신 꿩' 식으로 몰려가서 '우리 계파가 당권을 잡아야 하지 않나'고 하는 식으로 (국민들에게) 비칠 수 있다"며 서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구애'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우리 계파가 장악해야겠다, 이런 것들 그만둬야 하지 않나. 그래야 국민들의 선택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친박계를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서 의원이 출마할 경우, 자신도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4·13 총선 민심은 전당대회에서 당 핵심세력이 교체되는 모습을 바라는 것"이라며 "핵심세력은 결국 주류 친박인데 주류 친박의 상징인 서 의원이 당권을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서청원 당대표'는 당의 변화를 보여주는 게 아니다"라며 "내가 꼭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 의원이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다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다.

이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로 변경하는 지도체제개편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 당헌당규 개정안은 오는 14일 열릴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한때 친박계가 "우리 계파에 불리하다"며 저지를 시사했지만, 비대위 의결을 막아낼 수 없었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이같은 내용을 전한 후 논란이 되고 있는 컷오프 제도 도입과 관련해 "전당대회 선관위가 컷오프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컷오프 제도 도입 여부를 전당대회 선관위에 떠넘긴 셈이다.

대표를 1명만 선출하는 상황이라, 많은 후보가 나오면 표가 분산돼 당선된 후에도 대표의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는 고민 하에서 나온 안이다. 3명 정도로 후보를 압축해 당대표 경선을 벌이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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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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