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1일 오전 당 지도부 회의에서 "유쾌하지 못한 뉴스가 나온다"며 "우리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고 민주화를 많이 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나타난 사항을 보면 민주화가 오히려 후퇴했다"고 운을 뗐다.
김 비대위 대표는 "2년 전 세월호 사태가 발생했을 때, 청와대에서 방송 보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간섭하는 (일을 했다는) 그런 소식이 전해졌다"며 "이것은 한국이 언론 자유가 향상돼 가느냐 후퇴하느냐 의심을 갖게 되기 때문에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부의 '서별관 회의' 문제 등을 추가 언급하면서 "정부가 국민에게 투명하고, 나라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언론도 민주주의도 후퇴하는 모습으로 국제 사회에 비쳐지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는 더 투명하고 더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KBS에 상당히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 밝혀졌다"며 "언론에 잘 설명하는 것이야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지만, 개별 기사를 넣고 빼고, 협박성 발언을 일삼은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 수위를 가일층 끌어올렸다.
우 원내대표는 "특히 이 의원의 발언 중에 '대통령이 뉴스를 보셨다. 그 뉴스를 빼 달라'고 말한 대목에 주목한다"며 "뉴스를 본 대통령이 홍보수석에게 지시했다는 얘기인데, (이는) 대통령이 직접 정부 비판 보도를 빼도록 한 혐의가 인정되는 발언"이라고 이 의원을 넘어 박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면서 "홍보수석이던 이 의원도 대통령이 뉴스를 보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국회의 언론 소관 상임위)에서 조목조목 다뤄 보고, 해명이 안 되면 후속 대책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을 뒀다.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정현, 김시곤)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 대해서 우리가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 의원도 본인 입장을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통화가 조금 지나쳤다. 제 불찰이고 김 국장에게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