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종인 연설, 상당히 공감" 호평

정진석도 "경륜 묻어난 좋은 연설"…국민의당·정의당은 "아쉽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새누리당 내 비박 그룹에서 우호적 평가가 나왔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21일 김 비대위 대표 연설이 있었던 본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평소 김 대표의 말씀과 생각을 잘 알고 있다"며 "공감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호평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유 의원은 지난 16일 새누리당 복당에 성공했다. 지난해 여름의 이른바 '유승민 사태'로 그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이게 됐고,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은 정치인 유승민의 존재감을 키웠다. (☞관련 기사 : 친박이 때릴수록, 유승민은 커진다)

현재 친박계와 대립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룬이 묻어나는 연설이었다"며 "아주 좋은 연설"이라고 호평했다. 정 원내대표는 "제가 어제 말씀드린 인식과 비슷한 인식도 있었고, 협치를 강조한 부분 등 대체적으로 좋은 연설이었다"고 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김 대표의 개헌특위 구성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개혁 특위가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은 같다"면서도 "정개특위의 한 줄기로서 개헌 문제가 다뤄질지, 개헌특위가 필요한지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단 새누리당 차원의 공식 반응은 비판적이었다. 새누리당은 김정재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경제민주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논리의 비약"이라며 "경제민주화가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어느 정부도 이뤄내지 못한 경제민주화 과제를 완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야당도 변한다면, 그 목적도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다른 야당들은 '좀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박근혜 정부 탄생에 기여한 특급 참모 출신답게 시원스럽게 지적하고 비판했다"며 "경제민주화, 국민 행복을 내걸고 당선되었지만 헌신짝처럼 팽개친 현 정권의 배신과 무능을 있는 그대로 폭로하는 대목에 공감한다"면서도 "내수 활성화만으로는 미래 일자리,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수 없다는 성장 대안의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또 "국가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개입'으로 망그러진 시장경제가 추가적 개입으로 회복 불능의 치명적인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고 보수적 시각에서의 비판을 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한창민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국사회가 처한 냉엄한 현실과 고달픈 민생에 대한 진단은 있었으나 해법은 다소 아쉬웠다"며 "몇 퍼센트 부족한 연설"이라고 양가적인 평을 내놨다.

정의당은 "거대 경제세력의 특권과 탈법, 재벌총수 전횡을 막기 위한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가 크다"며 "기본소득 취지에 의미를 부여한 것도 경청할 만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계는, 그 주체가 국가와 정치권에 머물러 있고 중요한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노동자의 주체 형성 과제와 역할이 빠져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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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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