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 복당 파동으로 새누리당이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 친박으로 분류되는 중진 의원들이 복당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강성 친박 의원 일부가 유 의원 복당에 대해 "비대위의 쿠데타"라는 표현까지 쓰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박'으로 불리는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17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지금 우리 새누리당은 당의 화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당에 이번에 복귀하신, 그런 결정이 되신 분들도 당의 화합과 당을 위한 헌신을 하겠다고 말씀들을 하시더라. 그래서 앞으로 우리 새누리당의 화합을 최우선으로 삼아서 헌신해줄 것을 저 또한 기대하고, 당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복당이 이뤄진 것은 인정하고 가자는 말이다. 원 전 원내대표는 "이제 우리 새누리당도 더 이상 친박, 비박이라는 이분법적인, 낡은 계파적인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진 한선교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진석 원내대표가 조금 무리했다고 본다. 이런 안은 청와대나 당내 주류와 대화가 오간 뒤에 했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하면서도 "빠른 점은 없지 않아 있지만 결국 내린 결론이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가 당의 어떤 앞으로 개혁이라든지 혁신이라는든지 변화의 차원에서 통과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여전히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양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저도 (복당 사실을) 뉴스 보고 알았다. 너무 놀랐다. 제가 보기에는 청와대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제가 어제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하고 통화를 했었는데 김재원 정무수석도 너무 놀랐다, 본인도 이런 일들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질지 몰랐다, 이렇게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향후 대응에 대해 홍 의원은 "어제도 몇몇 의원들과 이런 저런 얘기들 나눴고, 오늘도 그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을 제시할 텐데 그 얘기를 좀 나눠듣고 제가 의원들의 중지를 모으는 것이 옳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친박계가 집단적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반응을 아끼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 복당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미 승인된 복당을 되돌리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당헌당규상 복당 승인은 전적으로 비대위의 권한이다. 이 결정을 되돌리려면 유 의원을 제명하는 방법밖에 없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이같은 당내 상황에 대해 "집권 여당이 마치 깨진 바가지처럼 돼 있다. 또 이 문제가 근본의 계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불거진다"고 비판하며 "이제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문제를 아예 까놓고 얘기해서 당이 하나로 되는 과정을 겪어야 새누리당도 다음에 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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