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무리한 출항, 제주 해군기지 가는 철근 때문?

<미디어오늘> "침몰 당시 철근 400톤 선적" 복원력 약화 원인 지목

세월호 침몰 당시 제주 해군 기지로 향하는 철근 400톤이 실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세월호가 침몰 당시 무리하게 출항한 이유가 제주 해군 기지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디어오늘>은 15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계자와 복수의 청해진해운 거래처, 제주 소재 업체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세월호 침몰 당일인 4월16일 세월호엔 400톤의 철근이 실렸으며, 그 대부분은 제주해군기지 공사에 따른 수요를 충당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청해진해운 한 관계자는 "세월호에 실리는 철근은 보통 20%는 다른 곳으로 가고, 80%는 제주 해군 기지로 간다"며 "다만 당일(2014년 4월 15일 화물 적재 당시)은 100% 해군 기지로 가는 것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검찰은 세월호 침몰의 주요 원인으로 과적을 꼽아왔다. 당시 컨테이너 자체 무게와 차량 등을 제외한 일반 화물이 1094톤이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410톤이 바로 철근이었다.

특히, 130톤가량은 선박의 복원성을 약화시키는 선수갑판(C데크)에 실린 것으로 확인된다. 세월호가 좌현으로 기울었을 당시 제일 먼저 쏟아져내린 것이 철근과 H빔이었다. 최근 <뉴스타파>는 명성물류가 화물피해액을 감정받은 손해사정법인을 취재해 실제 세월호에 실린 철근이 410톤이며, 이 가운데 3분의 2가 D갑판에, 3분의 1은 C갑판(선수)에 실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은 청해진해운의 오랜 거래처인 <명성물류>에 대해 "410톤의 화물을 한꺼번에 실은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밝히며, 또 실제 선적량은 410톤이었으나 당시 선적 의뢰서에는 286톤밖에 기재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아울러 청해진해운이 인천-제주항로로 연간 수만 톤의 철근을 제주 해군 기지로 수송한 사실을 전했다. 지난 2013년 6월에 작성된 청해진해운의 '화물수송실적' 문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출하주인 동국제강으로부터만 연간 1만5000톤의 철근을 수송한 것으로 돼 있다. 청해진해운은 2012년에 작성한 여러 문서에서 세월호 도입을 앞두고 제주 해군 기지 건설에 따른 건설 자재 수송에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매체는 "2014년 4월15일 밤 인천의 기상상태는 좋지 않았다. 무리한 출항의 원인이 제주 해군 기지 공사의 자재 수급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라며, 이것이 청해진해운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정원에 해양사고를 보고하게 한 까닭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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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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