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선진화법은 망국법 아니다'

헌재, '국회 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 각하

헌법재판소는 26일 이른바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 청구 사건에 대해 각하(却下) 결정했다. 법정으로 갈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으로, 국회선진화법 개정 논란은 사실상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월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 사건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 85조는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때 국회의장이 법안 심사 기간을 지정하려면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엄격하게 제한했고, "신속 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수 동의, 재적 5분의 3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아, 특정 정당의 법안 일방처리 요건을 180석으로 강화했다.

이날 헌재의 결정은 이같은 내용의 국회법이 국회의원의 심의, 의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시사해준다.

국회선진화법은 박근혜 대통령(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당시 원내대표)이 2012년 추진해 통과시켰던 법안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해 집권 여당이 된 후 태도를 바꾸었다. 대통령 관심 법안에 대한 일방 처리가 불가능해지자 이 법안을 '망국법'이라 부르며 폐기를 주장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동물국회였는데 (선진화법을 만든 이후) 지금은 식물 국회"라며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고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헌재 결정과 별개로 여야가 국회선진화법 개정 작업을 추진할 수는 있겠지만, 명분은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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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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