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반격 "친박이 아니라 대통령 파는 매박"

정병국 "생각 다른 사람 나가라? 오만한 이야기"

정진석 표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구성이 친박계의 반발로 무산된 데 대한 새누리당 내 비박계의 한탄 섞인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

친박계가 지난 17일 예정됐던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의 불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결자해지하기는커녕, 되레 정진석 원내대표와 비대위원·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비박계 인사들을 겨냥해 '생각이 다른 사람은 당을 나가라'는 독선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다. (☞ 관련 기사 : 친박계 "우리 뜻 대로 안 하면 정진석 사퇴" 압력)

새누리당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이런 일부 강성 친박계 의원들의 태도에 대해 "참으로 오만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19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지적하며 친박계의 일방 통행식 계파 패권주의가 바로 "청산의 대상, 혁신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이 지난 4.13 총선 심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망각하고 있다"면서 "지금 새누리당이 왜 비대위를 구성하려고 하고, 왜 혁신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새누리당의 고질적 병폐가 친박계의 패권과 몽니에서 비롯되는 계파 갈등이라는 것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총선 직후에는 '친박 2선 후퇴론' 등이 떠오르며 친박계가 몸을 낮추는 듯한 모습도 보였었다.

그러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으로 이혜훈 김세연 김영우 홍일표 의원 등을 내정하고 혁신위원장으로 김용태 의원을 인선하자 친박계의 태도는 곧바로 이전과 같은 '강성' 모드로 바뀌었다.

비대위와 혁신위에 계파 '안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그럼에도 이런 비대위 혁신위 구성을 강행할 경우 정 원내대표를 흡사 과거 유 전 원내대표에게 했던 것처럼 흔들 수 있다는 세 과시를 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정병국 의원은 "바뀌는 것(혁신해야 할 것)의 첫 번째가 계파 청산인데, 그것을 바꾸기 위한 비대위와 혁신위에 계파 안배를 다시 하라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면서 "계파 청산을 하자면서 계파 안배를 하라면 이게 청산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며칠 전 전국상임위 무산 같은 것은 오히려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빨리 터져서 고름을 짜내야 할 것은 다 짜내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또 수습 방안을 찾고 비대위나 혁신위를 다시 구성하기 위해 "낙선한 사람들과 당협위원장들까지 모아서 한 번 총체적인 의견을 물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비박계 하태경 의원은 '계획적인 회의 불참'이라는 방식을 택한 친박계를 향해 "더티 플레이(dirty play)"를 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한 인터뷰에서 "일단 새누리당 내에 페어플레이(fair play)를 하지 않는 분이 확인이 된 것 같다"면서 "자기가 반대 의견이 있으면 회의에서 반대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해서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는 게 민주주의인데 회의 자체를 무산시킨 것은 상당히 더티 플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 이들을 "친박도 아니다. 대통령 팔아서 정치하는 매박"이라고 비난하며 "본인들의 밥 그릇을 위해 내 말을 안 듣기 때문에 너 나가라 (하는 것은) 자기들이 청산 대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하 의원은 친박계 일부가 분당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대통령을 배신하는 정치"라며 "여당의 마지막 역할은 퇴임 대통령을 지켜주는 것인데 당을 쪼개겠다는 것은 대통령을 지키는 힘을 스스로 줄이는 것이다. (분당을 거론하는) 소위 친박의 모습이 진짜 매박이라는 것이 입증이 되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정치적 결단'을 하기를 조언했다.

그는 "당의 혁신을 막는 사람이 누구인지 직접 봤다. 혁신 대상이 친박 전체는 아니다"라면서 "자기 밥 그릇을 위해 친박을 팔아서 자기 정치를 하는 친박 패권주의자들 몇 명이 있다. 이 사람들이 혁신 대상이라는 것을 국민들한테 분명히 얘기하고 혁신 투쟁에 앞장 서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혁신형 비대위원장'이 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전국위를 무산한 것은 아니라고 발뺌을 하지만 여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전국위에 부위된 안건, 또 비대위원 구성이나 혁신위원장 내정이 이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 달밖에 안 된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이렇게 전면적으로 훼손시켜버리는 것은 정말 새누리당이 갈 길이 험난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계파 해체를 위해 사실상 청와대, 대통령께서 특단의 의지를 보여주셔야 한다"고도 말했다. (☞ 관련 기사 : 인명진 "새누리, 박근혜 대통령이 수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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