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운호 로비 의혹' 관련 브로커 이모 씨가 등장하는 녹취록에 청와대 수석 등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언급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 <동아일보>는 상습 도박 혐의로 구속 기소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핵심 브로커 이 씨가 2014년 고교 동창과 나눈 1시간 27분짜리 대화 녹취 원본 파일, 10여 개의 휴대전화 통화 파일에 담긴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 신문은 "이 파일에는 이 대표가 당시 A 대통령수석비서관과 정부 부처 B 차관의 이름을 직책 없이 부르며 전화를 하는 등 친분을 과시하고,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사업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검찰이 벌금을 물게 했다는 말까지 등장해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녹음 파일에 따르면, 2014년 10월 19일 지방에서 고교 동창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이 대표에게 당시 정부 부처 B 차관이 휴대전화로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B 차관은 현재 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다.
B 차관과 반말로 대화를 하던 이 대표는 청와대 A 수석의 성명을 직책 없이 부르며 "○○○이도 나오라고 할까. 저번에 보자고 해서 봤어. 내가 보자고 하면 봐, 걔도"라는 말을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A 수석이 이 대표와의 친분이 알려진 직후 "이 대표의 고교 동문 모임에서 한두 번 본 사이"라고 해명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한국전력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던 P사의 방해세력이 형사처벌을 받도록 했다는 정황도 새롭게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한전과 밀접한 관계로 인해 200만 가구를 우리가 가는 것으로 했는데, 기술 표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서 (내가) 소송이 걸렸어"라고 말한 후 "○○○ 이사를 시켜서,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서 벌금 300만 원 때렸어. 우리가 백이 좋지 않나. H(검사장 출신)부터 S 검사장(당시 변호사)까지 쫙 있으니까"라고 했다고 한다.
관련해 검사장 출신 S 변호사는 "이 씨는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그 사람과 관련되거나 부탁받은 사건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신문은 원본 파일의 일부를 발췌한 기존 녹취록에 이 씨가 "갈고리로 찍어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시켜서 완전히 주저앉히겠다. 요것들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발언을 한 것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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