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씨로부터 대권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한 데 대해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부인하고 나섰다. '안철수 녹취록'에 이어 이희호 씨의 발언을 두고 또 '진실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이 씨가 자신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했다며 "(대권 도전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능력 있다 그러면서 (대선에) 나가라 오늘도 그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씨가 김 전 대통령이 대권 도전 당시 사용한 서류함과 더 큰 정치를 하라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선물했다고 공개했다. 이같은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TV조선 단독'이라는 머릿말과 함께 <TV조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홍걸 위원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원내대표가) 어머니를 정치적인 부분으로 좀 이용한 그런 것이 있다"며 "안철수 의원 녹취록 사건도 그렇고, 얼마 전에도 어머니가 그 분에게 대선 출마하라고 권유하셨다고 어떤 종편에서 얘기를 하셨는데 어머니께 여쭤 보니까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하시더라. '무슨 얘기냐' 이러시더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박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변한다면 새누리 국회의장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군사정권 이후로 여당의 대표도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청와대와 협의하겠다 이렇게 대놓고 말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하시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희호 씨가 대권 도전을 권유한 적이 없다는 김 위원장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내용(대권 출마 권유)은 다 아는 사실이고, 이 여사가 제게 편지로 선물을 보내주신 내용도 갖고 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모자 간 얘기는 천륜이고, 저와 이 여사 간 얘기는 인륜인데 개입하고 싶지 않다"며 "김홍걸 씨 말에 내가 일희일비하고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발언에 대해서도 "제가 무슨 국회의장을 임명하는 사람인가"라며 "우리 국민의당이 38석을 가지고 의장을 당선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한 발 물러섰다. 박 원내대표는 다만 "더불어민주당에서 발끈하는 것은 친노 표를 얻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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