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미국 측 한반도 전문가와 대화 도중, 평소 주장하던 핵 무장론을 제기했다가 공개 망신을 당했다.
원 원내대표는 방한중인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를 27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이미 4차 핵실험을 했고, 5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며 "그래서 저는 국회에서 북핵 공포에 맞서서, 파멸의 핵에 맞서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우리 한반도가 비핵화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전제를 미리 깔았지만, 한때 미국 입장을 대변했던 아인혼 전 특보 앞에서 독자 핵 무장론을 편 것이다.
그러자 아인혼 전 특보는 "질문이 있다"라고 말한 뒤 "원내대표께서 한미연합전력의 효과를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한미연합전력이 한국의 방위 필요성을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다면, 왜 한국이 자체적으로 억지력(독자 핵무장)을 추구하길 원하시느냐"고 물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이어 "특히 이 부분에서 (한국이) 독립적인 억지력(핵무장)을 가지면 거기에 상당한 대가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왜 자체적인 억지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거듭 질문했다. '상당한 대가' 즉 미국이 한국에 가할 수 있는 불이익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원 원내대표는 "여기까지만 (공개 환담으로) 하고 비공개로 (간담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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