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후보 여론조사 결과 유출 파문

총선 앞두고 '대혼란'…"초유의 대량 유출 사태"

새누리당이 공천에 참고하기 위해 67개 지역구 상대로 한 여론조사 자료로 알려진 '괴문서'가 대량으로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얼마 전에도 이른바 '살생부' 논란으로 친박-비박 간 치열한 신경전을 치렀다. (☞ 관련 기사 : 與, 살생부 논란에 '흔들'…김무성 사과로 봉합?)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극심해지는 결과, 공당의 총선 후보 추천이라는 중요한 의사 결정 행위가 각종 암투와 음모로 '진흙탕'이 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3일 새누리당 보좌진들과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하여 광범위한 여론조사 결과 자료인 것으로 보이는 출처 불명의 문서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총 4장으로, 여러 정황상 두 장씩이 짝을 이루는 것으로 보였다.

또 한 쌍의 자료는 지난달 25일 이후 사퇴한 한 예비후보가 조사 대상에 아예 올라있지 않았다. 최소한 지난달 25일 이후 시행된 조사 결과임을 추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해당 조사가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심사에 참고하기 위해 "여의도연구원이 진행한 지난주와 지지난주 자동응답(ARS) 조사"라고 설명했다.

▲ 3일 새누리당 보좌진과 일부 출입기자들의 카카오톡 메신저 등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져나간 사진 중 일부.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해당 사진을 보고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에 참고하기 위해 2월 중 진행한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라고 설명했다. ⓒ프레시안
현재로선 퍼져나간 사진 자료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이 조사 자료가 정말로 새누리당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자료인지를 100%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당의 자료가 맞다'고 설명하고 있는 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어떻게 이런 자료가 도느냐"고 격노한 만큼 해당 자료가 당의 공식 자료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내 조사 결과가 유출된 것이 사실이라면, 의문은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이런 조사를 퍼뜨렸느냐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이 자료 결과에선 적지 않은 수의 지역에서 비박 1위 후보와 친박 2위 후보의 격차가 매우 근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앞서 공표된 언론사들의 주관 여론조사 결과들과 비교하면, 순위가 뒤바뀌지 않았더라도 격차는 상대적으로 매우 좁아진 수치들이 쉽사리 발견된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선 그간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친박계 후보가 비박계 후보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수치도 발견된다.

이런 까닭에 당 일각에선 '실제 경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박근혜 지지층의 결집을 꾀하기 위한 친박계의 의도적인 조사 자료 유출이다'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또 1위 후보와 2위 후보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서 비박 후보를 밀어내기 위해 친박 2, 3위 후보들의 단일화를 유도하기 위한 자료 유출이다'는 추측도 나온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자료 유출 의혹 사태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문건의 진위에 대해) 우리가 확인해줄 수 없다. 법에 의해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를 했다고 생각되는 게 여의도연구원이지 않나. 여의도연구원 소관이 누군데, 공관위와 관계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일단 최초 작성자 등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공표 목적이 있었는지 등을 규명"해야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서 위반 혐의 발견 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도 했다.

자칫하면, 이번 조사 유출 의혹 파문이 검찰의 새누리당 관계자 조사 사태로 흐를 수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에서 적지 않은 기간 일한 한 당 관계자는 "여의도연구원 조사가 이처럼 대량으로 유출된 것을 처음 본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당이나,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런 조사 결과를 퍼뜨리는 쪽이나 제정신이 아니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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