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9.11테러 겪은 미국도 테러 방지법 폐기"

27번째 주자 홍익표 연설 중…새누리, 필리버스터 규탄 대회

25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29일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방송인 김제동 씨와 김미화 씨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거론했다. 서 의원은 "9.11 테러를 겪은 미국도 '테러 방지법(애국자법)'을 폐기한 전례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 24분께부터 연단에 오른 서영교 의원은 "우리가 좋아하는 김제동, 2012년 4월 김제동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를 앞두고 국정원 직원 요청으로 두 번 만난 적이 있다"면서 "그 직원이 '노무현 추모 콘서트에 사회를 왜 굳이 당신이 하느냐'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우리가 좋아하는 방송인 김미화 씨 사찰 의혹도 있다"면서 "2010년 5월 국정원 직원이 김미화 씨한테 팬이라고 찾아왔다. 국정원 요원이 '청와대와 국정원 윗분들이 김미화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김미화 씨를 만난 국정원 직원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채동욱 별명 '파도남'이었는데, 국정원이 날려"

서 의원은 또 "국정원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뒷조사를 말씀 드리겠다"면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댓글 수사'를 제대로 해서 국정원에 찍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서 의원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원세훈 국정원장을 체포하고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수사'를 공정하게 하라고 힘을 실어줬다"면서 "그런데 어느 날 채 총장에게 아들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이의 신상 명세는 개인 정보인데, 알고 보니 국정원이 개입해 유출했다. (국정원이) 채 전 총장을 날리면서 댓글 수사를 축소시키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채 전 총장에 대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하면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을 세게 좀 쳐줘야 야당도 존재감이 있는데,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고 해서 (채 전 총장에게) '파도남' 그런 식의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도 개입하고 대선에도 개입했다. 국정원을 강화하고 국정원 예산에 힘을 실어줄 것이 아니라, 국정원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이맘 때 여야가 국정원을 개혁하는 법안에 합의해놓고, 지금 여당이 갑자기 국정원에 힘을 실어주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테러 방지법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9.11 테러 겪은 미국, 테러 방지법 폐기"

서 의원은 "다른 나라 사례는 어떤가. 미국 같은 경우 9.11 테러가 있었지만, 테러 방지법은 2015년에 폐기했다. 그게 미국의 '애국자법'이다. 애국자법은 너무 많은 국민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해서 폐기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미국이 애국자 법을 폐기한 데는 NSA(미국 국가 안전 보장국)가 엄청난 정보를 그물처럼 수집하면서 비용이 들었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기여했다"면서 "미국의 정보 수집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대한민국에 있었다. 국정원이 이탈이라 해킹팀에 '스파이웨어 감염 요청'을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테러 업무를 반드시 국정원이 전담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대해 "미국도 CIA(중앙정보국), FBI(연방수사국) 등 17개 기관을 모은 '국가정보국'이라는 기관이 대테러 업무를 관장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영국 사례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경우 내무부 장관 산하에 '국가 안전 및 대테러기구'가 테러 업무를 총괄한다. 국정원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내무부 장관 산하에 테러 대책 기구를 두고 있다"면서 "독일 역시 연방 내무부 소속인 '연방 헌법 보호청'이 대테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27번째 주자, 더민주 홍익표 의원

서 의원 전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28일 오후 10시 55분부터 다음날 새벽 6시 20분까지 7시간 25분간 밤샘 연설에 나섰다. 홍 의원은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가 정부의 감청 요구를 거부해서 쫓겨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홍 의원은 "(정부가) 감청 요구한 것을 거부하니 세무 조사하고 기소해서 (이석우 전 대표를) 내쫓은 것 아닌가. 키워주진 못할망정 말 안 듣는다고 쫓아내는 게 박근혜 정부가 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이 이날 오후 1시 20분께까지 7시간가량 연설을 마친 다음에는 국민의당 최원식 의원이 나왔다. 4시간가량 연설을 한 최 의원은 "새누리당은 정 그렇게 테러 방지법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면 필리버스터에 당당히 참여하라. 국민 앞에 당당하게 말하고 여론 재판을 받자"면서 "그렇지 않으면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통 큰 협상의 자리로 나오라"고 요구했다.

오후 5시 26분 현재, 최 의원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27번째 주자로 나서 연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은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야당의 국회 입법 마비에 대한 규탄 결의' 대회를 열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은 국회 마비 중단하고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 새누리당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야당의 국회 입법 마비에 대한 규탄 결의' 대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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