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우리 외교 곰 같아…여우 같은 외교 해야"

與 외교위원장 "한반도 평화협정, 우리도 같이 논의해야"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9일 "평화협정 얘기를 하긴 좀 때 이르다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북미간) 그런 얘기가 나온다면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같이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제 사회의 기류를 보지 못하고 선(先)비핵화만 고집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여당 내에서 평화협정과 관련해 이같은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새누리당 소속 나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의 정부의 외교 기조를 "곰"에 비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위원장은 "평화협정 자체도 (유엔) 대북 제재 결의나 이런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최종 목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평화협정도 어떻게 보면 당장의 도발 억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크게 봤을 때 비핵화의 밑밥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간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 흐름에 우리 정부가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先)비핵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경직된 태도로 인해 자칫하면 외교적 실리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로도 읽힌다.

나 위원장은 "(한반도 평화협정의) 핵심은 미국 아니겠느냐. 그런데 미국이 최근에 기조가 바뀌었다, 이렇게 보는 것"이라며 "지난 번에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를 하기로 약속했었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 국무부의 반박 성명을 보면, 예전에는 (미국의 입장이) 선(先)비핵화-후(後)평화협정이었는데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동시 진행에 대한 이야기가 보여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미국의 태도에 우리가 좀 집중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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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위원장은 "미국의 입장이 그렇게 바뀌었다고 보는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이런 평화협정의 논의가 진행될 때 우리 정부가 같이 이런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위원장은 "전체적으로 평화협정 부분 뿐만 아니라 사드 문제도 그렇고 보면 우리 외교가 항상 현 상황에 굉장히 우직하게 집중하는, 곰 같은 외교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그런데 사실 조금 중장기적인 안목도 가져야 되고 좀 전체적으로 한 발 뒤에서 보는 그런 침착한 부분도 있어야 된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이제 좀 여우같은 외교를 해야 될 때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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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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