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재석 223인 가운데 찬성 174표, 반대 24표, 기권 25표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의원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본회의에 참석해서 반대 표결을 할 뜻을 밝혔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 발언을 통해 "원샷법은 재벌 맞춤형 특혜법"이라며 "재벌 특혜를 위해서 소수 주주, 노동자, 소비자의 권리를 희생하자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재벌을 도와야 한다, 삼성을 도와야 한다, 좋다. 그렇다면 재벌가가 이사회 결정만으로 독단적으로 합병을 추진해 국민연금 손실이 우려가 된다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노동자의 권리는 어떤가. (원샷법의 모태가 된) 일본법은 사업 재편으로 노동자의 지위가 부당하게 침해되는 경우, 사업 재편 계획을 승인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원샷법과 선거법을 연계하려는 정부와 새누리당 등을 겨냥해 "떡(원샷법) 사주지 않으면 시험 치지 않겠다(선거구 획정)고 떼쓰는 대통령, 떡 먼저 사줘야 시험 치겠다는 새누리당, 오락가락 갈지자 더불어민주당, '이 때다' 기회주의 국민의당. 대한민국 정치의 창피한 민낯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선거구 획정을 위해 노력하는 대가로 원샷법 처리에 합의했다. 야당 입장에서는 어음(선거법)만 받고 현금(원샷법)을 내준 셈이다. 이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원샷법과 선거구 획정을 함께해야 한다고 반대하자, 이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당의 변화된 입장 없이는 4일 본회의 소집에 반대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이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샷법이) 원만히 이뤄져서 일반 국민이 국회에 지나친 혐오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참석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에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 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선거구 획정안을 먼저 만들고 원샷법을 처리하자는 입장을 고수하지만, 우리는 무조건 합의된 사항을 본회의에서 다 처리하고 난 후에 선거구 획정안을 포함한 쟁점 법안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은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지 않은 새누리당과 원샷법 합의를 깬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원샷법 찬성'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달 31일 "지난번에는 여당이 다른 법을 연계해 발목을 잡더니,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약속을 깼다"고 양당을 모두 비판한 뒤, 원샷법과 북한 인권법을 포함한 쟁점 법안과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라고 양당을 압박했다. (☞관련 기사 : 김무성 "국민의당, 원샷법 처리에 협조…환영")
한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국회의장의 법안 직권 상정 요건을 완화한 '국회법 개정안 부의 요구서'를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다.
애초 새누리당은 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 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을 본회의에 부의하려 했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안 발의로 이날은 뜻을 접었다.
권 의원은 "야당이 정의화 의장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동의하면 운영위 논의에 협조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통과시킬 것"이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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