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군사 대결 시 미군의 약점은?

[김태호의 중국 군사 세계] 인민해방군 구조 개편, 어떻게 관측할 것인가

지난 1월 12일에서 19일까지 대만(타이완)을 다녀왔다. 국제 선거 참관단의 일원으로 16일에 치러진 총통 선거와 입법원 선거의 이모저모를 참관하고, 대만의 대표적인 중국군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가졌다.

대화의 초점은 역시 현재 진행 중인 인민해방군 구조 개편에 맞춰졌다. 그들이 갖고 있는 잠정적인 결론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구조 개편의 범위가 너무 넓고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완전한 그림을 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인사 조정도 잠정적·실험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현재가 아닌 차기 군 지도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7개 대군구(MR) 체제를 5개 전구(戰區)로 조정하는 것은 1985년 이후 30년간 유지해온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4개 총부인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그리고 총장비부(1998년 4월 설립)를 군 지휘 조직에서 삭제하는 것은 195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육·해·공군 및 '로켓군' 사령부의 창설은 중국군 창군 이후, 즉 지난 90년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실험이다. 참고로 총참모부는 조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중앙군위 내로 흡수되어 정식 명칭이 '중앙군위 연합('합동'의 의미) 참모부'로 바뀐다고 한다.

인민해방군 구조 개편, 어떻게 관측할 것인가?

이렇게 변화의 폭이 크고 여전히 진행 중인 개혁을 분석할 때 외부 연구자는 종종 난관에 봉착한다. 부분적인 내용을 지속적으로 분석·소개하다 보면, 이솝 우화에 나오는 "다섯 장님의 코끼리 만지기"가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개혁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쌓아 두면 '군 개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종종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군사 전략가이기도 했던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남긴 말에 "연기어심의초동지시(硏幾於心意初動之時)"라는 구절이 있다. "연구할 때는 (적의) 심리와 초기 행동 시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표현과 가장 유사한 것이 일전에 소개한 "순평가" 개념이다. (☞관련 기사 : 중국 군사력, 어떻게 평가할까?)

이를 위해서는 미래 안보 환경에 대한 중국군 지도부의 인식 및 안보·군사 목표, 그리고 국내외 주요 요인 간의 연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지도부의 실제 인식, 양국 군사력의 비교 우위 및 '비교 열세'를 파악해야 하고, 세계 및 지역 차원의 세력 균형 변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즉, 중국군의 변화와 '개혁'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기본적인 영역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에는 ①육·해·공군 및 '로켓군'의 특징 및 현대화 추이 ②합동(중국어로는 '연합') 작전 수행 능력, 정보전(IW/IO, 사이버전, 우주전 포함) 능력 ③통합군수지원체계(ILS)와 방산 능력 ④해공군 전투 체계 통합(CSI) 및 상호 운용성 ⑤전구(戰區) 차원(theater-level)과 전역(戰役) 차원(campaign-level)의 전술·전법 ⑥ 1949년 이후 중국의 대외 군사력 적용 사례의 전 과정 그리고 ⑦역내 유사시 중국의 가용 군사력 평가 및 시나리오 등이 포함된다.

'중국의 시각'에서 중국군의 독트린, 전략·전술, 그리고 당·군 지도부의 안보 환경 평가에 대해 연구하는 외국의 주요 전문가로는 마이클 필즈베리(Michael Pillsbury)와 데이비드 핀켈스틴(David M. Finkelstein)이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핵심 군사력 현황과 중장기(2020∼2030년) 추이에 대해서는 카네기재단에서 발간된 마이클 스웨인(Michael D. Swaine et al., 2013)의 연구가 있다.

국내에서는 이와 같이 종합적이고 세부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김민석 교수([Strategy 21] 2014년 여름호)가 같은 방식을 사용하여 중국과 미국/주변국의 해군력을 중심으로 양측의 강약점을 분석한 바 있다.

미 해군의 아킬레스건은?

그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일부) 주변국은 ①이지스함 등 첨단 무기의 질적 우세 ②연합/합동 작전 경험 및 원해작전 능력 우세 ③위성 체계, 전자전, C4I 체계의 질적 우세로 인한 정보전장 지배 능력 및 복합 교전 능력 우세 ④미국과의 동맹 관계 및 미 항모 강습단 전개 시 중국군 작전 반경 제한 ⑤NATO 등 선진국과의 공조를 통한 중국의 외교적·군사적 고립 가능성 그리고 ⑥미군의 실전 경험과 주변국과의 연합작전·훈련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주변국은 상대적 약점을 많이 갖고 있는데, 중국의 시각에서 볼 때 ①중국군에 비해 잠수함 및 미사일 등 주요 무기 체계의 수적 열세 ②중국군의 사이버 공격 시 대응능력 미약 ③중국군의 대함 탄도미사일(ASBM), 항적추적어뢰(wake-homing torpedo) 등 비대칭 전력에 대한 대비 곤란 ④중국군 기뢰 부설 능력 대비 기뢰 제거 능력 부족 ⑤자유민주국가로서 국내 여론 결집 한계 및 인명 피해에 대한 두려움 존재 그리고 ⑥아시아 지역에서의 장기 지구전에 불리하며, 확전에 대한 공포라는 문제 등을 안고 있다.

중국과 상대국 간 군사적 비교 우위와 '비교 열세'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시에 발현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전투 서열과 같은 '숫자 세기(bean counting)'나 '보다 쉬운 주제(low-lying fruits)'를 다루는 방식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전투력(fighting capability)이고, 이는 매우 복잡한 요인의 결합을 의미한다.

우리는 중국군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때,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검증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획득 정보의 불일치를 지적하고 객관적이고 솔직한 평가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당·군 지도부의 세계관, 정세 판단, 인식 외에도 중국의 정치·군사 목표, 전력의 동적인 측면, 역사적 사례를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정 무기체계와 기술에 대해서도 본 연재에서 많이 다뤄지겠지만, 위와 같은 자세가 중국군 연구의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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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人事,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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