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삼촌 팬, '변태'인가 '희망'인가?

[독서통] <덕후감> 쓴 김성윤 씨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대중문화 세례가 홍수처럼 밀려오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아이돌 팝을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고, 프로야구 생중계를 시청합니다. 전국 극장 어디에나 최신의 영화가 걸렸습니다. 늘어난 방송사만큼 다양한 성격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되고요.

그런데 매체가 늘어나고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평론은 보이지 않습니다. 1990년대 다양한 성격의 대중문화 전문지가 전성기를 맞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입니다. 분명 대중문화 산업은 더 발달했는데, 다른 문화 강국의 그것과 달리 우리 대중문화의 성장은 비평이 동반되지 않은 채 이뤄졌습니다.

히피즘에 운동성을 부여하고, 재즈에 녹아든 흑인 저항 정신의 의미를 기록하고, 말론 브랜도에게서 비트 세대의 정신을 캐내고,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에서 인터넷 콘텐츠 사업가의 야망을 읽어내는 명징한 글은 양적으로, 산업적으로만 팽창하는 대중문화를 자극하고, 사회적 의미를 새깁니다. 우리 대중문화에는 그런 작업이 빠져 있습니다. 물론, 정확하게는 보이지 않는다, 혹은 사람들이 관심을 버렸다고 해야 맞겠지요.

'독서통'이 반가운 대중문화 비평서 <덕후감>(김성윤 지음, 북인더갭 펴냄)을 다룬 이유입니다. 독서통은 대중문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김성윤 씨의 새 책 <덕후감>을 소재로, 우리 아이돌 문화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래도 청취자 여러분께 친숙한 이야기를 건네는 게,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대중문화 담론을 전해드리는 데 도움이 되리라 여겨져서입니다.

김종배 <시사통> 대표와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가 공동 진행하는 독서통은 2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시사통> 스튜디오에서 김성윤 저자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의 전문을 전합니다.



▲ <덕후감>의 김성윤 저자는 X-세대다. 대중문화 담론이 이례적으로 활짝 꽃핀 시대의 세례를 듬뿍 받은 나이다. ⓒ프레시안(최형락)

X-세대가 낸 대중문화 비평서

김종배 : 매주 화요일 오후에 보내드리는 독서통 시간입니다. 이번 주 소개할 책은 뭔가요?

강양구 : 재미있는 책을 골랐습니다. 우리 시대를 '대중문화의 시대'로 규정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대중문화가 우리 사회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죠. 오늘 소개해드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달은 사실이 있어요. 우리는 대중문화의 시대에 사는데, 어느 순간 대중문화 비평 담론이 사라져버렸어요.

1990년대, 아니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영화 잡지나 신문 지면에 대중문화 비평 칼럼이 많았어요. 대중문화 비평 담론이 넘쳤죠. 이를 통해 스타가 된 분도 있고요. 대표적인 사례가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일 겁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대중문화는 넘쳐나지만 비평 담론은 사라져버렸단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최근 <덕후감>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대중문화 전반을 비평하는 책입니다. 아마 '오타쿠'를 지칭하는 '덕후'와 '독후감'을 결합한 신조어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쓴 김성윤 선생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김종배 : 어서 오십시오.

김성윤 : 네, 안녕하세요.

김종배 : 저자인 김성윤 씨가 어떤 분인지 강양구 기자가 소개해주세요.

강양구 : 뒷조사를 해봤더니 저와 비슷한 연배이시더라고요. 1990년대 중반 대학에 입학한, 흔히 'X-세대'로 불리는 세대의 일원입니다. 서태지 열풍과 함께 사회에 등장한 세대죠. 문화 비평 담론의 세례를 받은 세대고, 수지가 주연한 <건축학개론> 세대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제 40대로 진입했고요. 그런데 여전히 학교에 계시다고요? (웃음)

김성윤 : 네, 지금 박사 학위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강양구 : 한참 논문을 마무리해야 할 시기에 이런 책을 내시다니 힘드셨겠네요.

김성윤 : 이 책은 지난 10년간 쓴 글의 모으고 다듬은 책입니다. (논문 쓰는 데) 크게 방해가 되지는 않았어요. (웃음)

강양구 : 방송 전에 학위 과정을 (이 책을 쓴 기간과 같이) 10년째 이어가는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학위 과정 내내 공부하는 틈틈이 했던 여러 고민의 흔적을 최종 갈무리한 책이라 볼 수도 있겠군요?

김성윤 : 네, 그렇죠.

▲ <응답하라 1994>는 서태지, 신촌, 키노, 레오스 카락스, 왕가위, 힙합, 저패니메이션 등으로 대표되는 X-세대의 청춘을 다룬다. ⓒtvN

90년대의 대중문화 키즈, 삼촌 팬으로 성장

김종배 : <덕후감>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대중문화 비평서, 대중문화 평론서로 보면 되겠죠?

강양구 : 네. 이 책은 대중문화를 크게 세 가지 부문에 주목해 관찰합니다. 제도, 예를 들어 지금 한국의 대중문화는 기획사가 움직인다는 거죠. 그리고 텍스트, 내용 그 자체죠. 특히 강조하시는 게 수용자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대중문화 담론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삼촌 팬이 있죠.

김종배 : 당장 오늘 이 책 내용을 다 얘기할 순 없을 테고, 재미있는 부분인 삼촌 팬 얘기부터 해보죠. 왜 오빠 팬이 아니고 삼촌 팬입니까?

김성윤 : 책에도 설명했습니다만, 최근 걸 그룹의 주요 남성 팬층을 보면 멤버와 팬의 나이 차가 꽤 납니다. 제가 2010년 초반쯤 이들의 평균 나이를 대략 추산해보니 삼촌 팬이 딱 제 또래더라고요.

김종배 : 지금으로 따지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이라는 거군요?

김성윤 : 네. 1975년생에서 1979년생 정도였습니다. 이 나이 또래 사람이 띠동갑 이상 차이 나는 걸 그룹 멤버의 팬이 된 거죠. 이들이 자신을 '오빠'로 호칭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김종배 : '삼촌 팬' 개념이 '오빠'로 불리기에는 나이가 많지만 걸 그룹을 좋아하는 팬이라는 거죠? 그런데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특정한 정체성을 지닌 특정 집단을 언급하는 것도 같아요.

김성윤 : 그렇죠. 세대적으로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김종배 : 그렇게 특별히 규정되는 삼촌 팬 세대가 어떤 특성이 있습니까?

김성윤 : 제 또래 여러분이 어렸을 때 기억을 되짚어보면 발견할 수 있는 흐름과 맞물릴 것 같아요. 제가 중학생 때 일본 애니메이션이 들어왔습니다. 회현 상가에 가면 비디오테이프에 한글 자막을 따로 입힌 (불법) 애니메이션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무협지를 많이 봤어요. 또 고등학교 올라갈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했고요.

강양구 : 무협지 하면 <영웅문>을 빼놓을 수 없죠. <덕후감>에서도 (<영웅문> 가운데 <신조협려>의) 소용녀와 양과의 사랑 얘기를 잠깐 언급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사조영웅전>의) 황용 팬이었어요. (웃음)

김성윤 : 저는 소용녀요. 특히 유역비가 연기한... (웃음)

<영웅문>

홍콩의 유명 무협소설 작가이자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의 창간인 김용(본명은 查良鏞)의 소설 <사조영웅전>(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김영사 펴냄), <신조협려>(이덕옥 옮김, 김영사 펴냄), <의천도룡기>(임홍빈 옮김, 김영사 펴냄)의 '사조삼부곡'을 1986년 국내 출판사 고려원이 <영웅문>으로 제목을 바꿔 출간했다. 발행 당시 국내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둬 800만 부가 넘게 팔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무협 소설이다.

다만 당시 고려원은 정식 판권 계약을 하지 않고 이 책을 출간해 향후 논란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 김영사가 정식 판권 계약을 한 후 각 삼부작을 따로 출간했다.
강양구 : 당시 저희 세대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소비문화 세례를 듬뿍 받았죠. 윗세대로부터는 "생각 없는 아이들"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우리 세대는 윗세대를 두고 "꼰대"로 지칭했죠.

김종배 : 제가 예전에 <30대 정치학>(김종배 지음, 반비 펴냄)이라는 책을 냈는데, 당시 탐구 대상이 이 세대예요. 이 세대는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의 과실을 따 먹을 때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또 1990년대 대중문화 황금기에 청년 시절을 보냈죠.

강양구 : 덧붙이면 세 번에 걸쳐서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가 나왔잖아요? 이 세대가 딱 '응답하라 세대'예요. <응답하라 1988>에서 고등학교에 다닌 아이들이 1990년대 초반 학번이고, <응답하라 1994>의 대학생은 1990년대 중반 학번, <응답하라 1997>의 고교생은 1990년대 후반 학번이죠.

김종배 : 반면 열심히 즐기고 놀다가 사회에 진출하려는 시기 곧바로 외환위기 역풍을 맞았죠. 천당과 지옥을 오간 세대.

강양구 : 네. 그런데 중요한 건, 저희가 그나마 저희 다음 세대보다 여건이 나았어요. 지금보단 비교적 구직 활동이 쉬웠죠.

김종배 : 그런데 이 세대가 어떻게 나이 들어서도 (10대의 우상으로 여겨지는 아이돌) 걸 그룹에 열광하게 된 거죠?

김성윤 : 일단 구매력을 가졌다는 점이 중요하죠. 더구나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소비문화에 친숙합니다. 이렇게 소비할 준비를 한 사람들이 2008년, 2009년경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만나죠. 이 두 그룹은 마케팅 차원에서 처음부터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했어요. '소녀시대'라는 그룹 이름부터 (X-세대가 어린 시절 열광한) 이승철의 노래 제목과 같죠. 원더걸스는 2집부터 '텔 미'로 대표되는 복고풍 사운드를 본격적으로 내세웠고요. 다른 아이돌과 달리 팬 저변을 넓히기 쉬웠죠.

김종배 :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데뷔하던 시기 삼촌 팬의 나이가 30대 초반 정도였을 때군요.

김성윤 : 그렇죠. 결혼해서 서서히 와이프와 관계가 서먹해지기 시작할 때이기도 하고요. (웃음)

강양구 : 현실에 위안을 얻고 싶고, (예전처럼) 좋아하고 싶은 대상을 필요로 하게 되는 시기가 다시 돌아온 거죠.

김성윤 : 이상적인 성적 이미지까지 내포하고 있고요.

▲ 소녀시대는 삼촌 팬의 욕망에 부응한다. ⓒSM

삼촌은 트로트를 듣지 않는다

김종배 : 이쯤에서 갖게 되는 자연스러운 의문이 생깁니다. 저희 세대 생각으론, 나이를 먹어 가면 자연스럽게 (아이돌을 버리고) 트로트의 세계로 전향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여요. 그런데 왜 삼촌 팬은 (여전히) 걸 그룹에 연연하는가?

강양구 : 그게 저희 세대와 선배 세대의 차이인 거죠. (웃음) 트로트로 넘어가지 않아요.

김성윤 : 이 책의 <건축학개론> 관련 부분에서도 잠깐 써놓았습니다만, 이 세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윗세대와 문화적 단절이 아주 크다는 점입니다. 반면 아랫세대와의 위화감은 별로 없어요. 저희가 학부 때는 1980년대 문화를 촌스러운 문화, '구린 문화'로 생각하는 이가 많았습니다.

김종배 : (80년대 학번인 저로서는) 갑자기 반발심이 확 드네요. (웃음)

김성윤 : 대중문화계를 주도하는 세대가 지금도 90년대 학번입니다. 1990년대 콘텐츠를 10대, 20대가 여전히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소비합니다. 이런 양상을 보자면, X-세대가 단순히 나이 들었다고 바로 기성세대 문화로 넘어가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이전과는 달리 저희 세대는 윗세대와 큰 단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종배 : 트로트의 세계라는 건 웃자고 한 이야기지만, 포크의 세계 등으로 넘어갈 수는 있잖아요?

김성윤 : 일부 사람의 취향은 예전부터 그쪽을 향해 있었죠.

강양구 : 삼촌 팬 세대는 나이 들어가면서 다시 (청춘이었을 때의) 1990년대 노래를 호출한다는 게 결정적으로 다른 점 같아요.

김종배 : 고백하자면, 젊은 시절 대중문화 흐름을 따라가다가 거대한 방벽에 가로막혀 무릎 꿇은 계기가 서태지였습니다. 이게 좋은 노래인지 나쁜 노래인지조차 판단할 수 없었다고 할까요. (웃음) 그런데 지금의 삼촌 팬은 거기서부터 시작한 거죠.

김성윤 : 중요한 출발점의 하나죠.

김종배 : 지금 대중음악의 거대한 흐름도 그 방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거고요.

삼촌 팬, 가부장적 사고와 판타지 사이에서 '일코'

강양구 : 책에서 자세히 설명됩니다만, 이들 삼촌 팬이 대놓고 여성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김종배 : 삼촌 팬의 문화적 소비 특성이 있나요?

김성윤 : 그쪽 세계에서는 나름대로 동심원 구조로 설명합니다. 아주 핵심에 코어 그룹이 있고, 점점 옅어지면서 팬층이 넓어지기 마련이죠. 인터넷에 나오는 동영상 정도 보는 수준이 가장 바깥에 있는 팬이겠죠. 코어 그룹으로 갈수록 소비량이 많아져요. 그리고 이들에 맞춘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 앨범이 새로 나오면, 한 명이 앨범 10장을 사는 경우도 있어요. 9장은 멤버가 9명이니 한 명씩 골고루 수익이 돌아가라고 사는 거고, 나머지 한 장은 감상용으로 사죠. 또 앨범에 멤버의 개인 사진이 담긴 카드를 기획사에서 넣기도 합니다. 태연 카드, 서현 카드, 티파니 카드가 랜덤하게 개별 앨범에 한 장씩만 들어가 있죠. 핵심 팬 가운데는 9장을 다 모으려는 사람이 있겠죠. 그러다 보면 예전 10장만 사던 사람이 (9장을 모으기 위해) 20장, 30장을 사기도 하죠.

강양구 : 예전 초등학생이 카드 모으는 것과 비슷하군요.

김성윤 : 그렇죠.

김종배 : 여기에 30대의 삼촌 팬이 부응한 거고요.

김성윤 : 부응했죠.

강양구 : 그런데 자기를 '오빠'로 칭하진 못하고…

김성윤 : (걸 그룹이 가진 성적 판타지와 결합해) "내가 오빠야"라고 하는 순간, 누가 봐도 원조 교제 식의 관계로 비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극적으로 탄생한 말이 '삼촌'이죠. 자생적으로 이런 말이 만들어졌다고 봐야죠.

강양구 : 삼촌과 조카 간에는 '썸'이 생길 수 없으니, 더욱 안전해지는군요. 나는 '삼촌 팬'으로서 걸 그룹을 순수하게 좋아할 뿐이라는 게 되네요. 지켜주고 싶은 관계?

그래서인지 삼촌 팬에 대한 비판도 나옵니다. '기획사 상술에 (다 큰 어른이) 놀아난다'는 비판도 있고, 무엇보다 성적 이미지가 덧대져 '변태적'이라는 의혹의 시선이 내리꽂히곤 합니다. 저자께서는 책에서 그런 비판에 반발하는 입장을 보이셨어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삼촌 팬은 성공할 수 없다'는 비관적 결론도 내렸고요.

김성윤 : 삼촌 팬은 방금 얘기한 이유로 공개적으로 팬임을 알리기 어렵습니다. 팬덤에선 이런 상황을 두고 '일반인 코스프레'라고 하죠. 팬인데 팬이 아닌 척하는 거죠.

김종배 : 줄여서 '일코'라고 하더군요.

김성윤 : 네. 일코 모드로 가느냐, 일코를 해제하느냐가 팬덤에선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걸 그룹을 좋아한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적 지탄의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자기 보호 본능이 발동해 일코하게 되는 거죠. 삼촌이라는 말이 탄생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럼, 이처럼 차가운 시선에 시달리는 삼촌 팬에게 정말 성적 판타지가 없느냐? 그건 아닐 거예요. 여러 마음이 중첩되어 있죠.

우리가 흔히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잖아요? 삼촌 팬을 바라보는 시선의 경우 '변태' 아니면 '순수한 팬'이 되겠죠. 그렇게 극단적인 사람은 거의 없어요. 실상은 중간 어디가 되겠죠.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이런 메시지인 거죠. 순수한 삼촌도, 변태도 찾기 힘들다.

강양구 : 그렇다면 삼촌 팬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나요?

김성윤 : 실패한다기보다는… 제가 의미 있게 바라본 측면 가운데 하나가 (X-세대 이전의) 선배 세대 남성이 가진 가부장적 사고방식, 마초적 사고방식이에요. 성적 관계에서 (선배 세대) 이들이 가진 패권적 남성성과 달리, 삼촌 팬은 (어린 아이돌 스타에게) 자신의 남성성을 마초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온정적으로 표현하죠.

예를 들어, 걸 그룹 스타를 위해 보양식을 챙겨준다든가 하죠. 스타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최민수가 아니라 최수종과 같은 이미지죠. 삼촌 팬의 등장은 지배적 남성성의 표상을 바꿔가는 묘한 효과를 보였죠. 패권적, 가부장적 남성성에 균열을 냈다는 측면에선 분명히 긍정적으로 해석할 부분이 있는 거죠.

다만 삼촌 팬이 기존 세대의 패권적 남성성과 완전히 결별했느냐면 그건 아니에요. 팬 사인회에 가면 걸 그룹 스타를 두고 "XX야, 반가워"라고 해요. 자기보다 어리다고 반말하는 거죠. 그런 경우가 꽤 많아요. 팬이 그러면 소녀 스타는 아는 얼굴일 경우 "삼촌, 오셨어요"라고 답해요. 연령주의적 맥락, 가부장적 맥락에서 나오는 남녀 관계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엿보이죠. 이런 점에서는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강양구 : 기존의 엄격한 가부장적 사고에서 온정적 가부장적 사고로 이행했다는 거고, 어찌 보면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어쨌든 남성 중심적 사고가 보존된다는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는 거군요.

▲ 나이 든 아이돌 팬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KBS

그래도 사회적 시선은 무섭다

김종배 : 책에는 자세히 묘사되진 않습니다만, 삼촌 팬과 같은 맥락을 지니면서도 맞은편에 있는 게 이모 팬 아니겠습니까? 출판계에서도 가장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로 바라보는 계층이 이들입니다. 이모 팬은 왜 따로 조명하지 않으셨어요?

김성윤 : 물론 할 수도 있었겠지만, 굳이 (기본 맥락이 같은데) 구색 맞추기 식으로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어요. 이모 팬도 가정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의 탈출구로서 아이돌을 바라보죠.

김종배 : 걸 그룹 매출보다 보이 그룹 매출이 더 높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삼촌 팬보다 이모 팬의 실질 구매력이 왕성하기 때문이라는 귀동냥을 들었어요. 맞는 얘기입니까?

김성윤 : 여기서 주의해야 할 지점이 있어요. 남성보다 여성의 소비 성향이 더 강하다는 식으로 오해해선 안 됩니다. 이른바 '팬질한다'고 하죠? 팬 활동할 때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자유로운 건 사실이에요.

강양구 : (이모 팬이 삼촌 팬보다) 일코하는 사람이 적다는 거군요?

김성윤 : 상대적으로 그래요. 여성의 경우 10대 시절부터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온 문화가 이미 역사적으로 긴 시간 형성되어 왔습니다. 조용필 오빠, 전영록 오빠도 있었죠. 남성 팬의 경우 여성 스타를 우상화해 팬질하는 게 사회적으로까지 주목받은 건 아주 최근 현상입니다.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 삼촌 팬이 여성 아이돌을 위해 지갑을 열 때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부담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죠. 이런 경향이 (삼촌 팬과 이모 팬 사이의) 구매력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김종배 : 참 재미난 세대예요. (웃음) 갈수록 연구 대상이 될 것 같아요.

SM-YG-JYP의 차이

강양구 : 화제를 바꿔보죠. 현재 대중음악계를 주도하는 세력은 사실 기획사입니다. 3대 메이저 기획사 얘기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책에서 이들 3사를 재미있게 설명하셨어요. SM은 봉건제적, YG는 가족주의적, JYP는 시장주의적 기획사라고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들 소속 아이돌 관련 뉴스가 떠오르더군요. 하나씩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왜 이들 기획사를 이렇게 분류하셨어요?

김성윤 : 설명하기 전 전제해야 할 게 있는데요, 한국에서 아이돌 산업은 사회적 시선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아이돌은 고유의 영역으로 인정하고, 일반인은 그냥 내버려두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돌 팬덤이 지탄의 대상이 되기 일쑤죠. "아이돌 따위나 좋아하는 철없는 사람"이라는 식의 시선이 있죠.

우리나라의 독특한 셀러브리티 문화도 있죠.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사회 전체가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아이돌 산업에서는 특히 위기관리가 중요해요. 그런데 3대 기획사의 위기관리 방식이 크게 차이나는 거죠.

김종배 : 어떻게 차이 납니까?

김성윤 : SM은 이전부터 노예 계약 문제로 구설에 오를 때가 많았습니다. H.O.T. 때 그랬고, 동방신기 사태도 그랬죠. 최근 엑소의 경우 일부 멤버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국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주로 계약 관계와 관련해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일으키고 또 해결할 때 SM이 보여준 위기관리 방식은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봉건주의적이었죠.

YG의 경우 아예 초창기부터 'YG 패밀리'라는 말을 할 정도였잖아요? 일부 소속 아이돌의 대마초 사건, 음주 운전 사건 때 YG는 자기네 울타리 안에서 그들을 보호합니다. 그다음 언론 플레이에 나서죠.

김종배 : TV를 보면 소속 일부 아이돌은 양현석 사장을 두고 어떨 때는 "형"이라고도 하더군요.

김성윤 : 네. JYP의 경우 소속사 연예인에게 도덕적 행동을 매우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시장주의적 가치관에 따라 계약을 맺었다가 계약 기간이 만료하면 바로 끝내는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합리적 거래 관계를 맺어가죠. 스캔들이 터질 때도 주가를 고려해 빠른 대응에 나섭니다.

주식 시장이 풍문에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연예인 스캔들에 곧바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합니다. 이때 문제 멤버를 퇴출하면 주가가 반등하는 현상도 나타나죠.

김종배 : 얘기 나온 김에 이번 쯔위 사태에 대한 JYP의 대처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성윤 : 일관적이라고 봐요. 유감스럽습니다. (웃음) 위기 관리할 때 단기적 대응에 집중해요.

김종배 : 눈앞의 일에만 (집중한다)?

김성윤 : 네. 주식 시장의 전형적 논리와 비슷하죠.

강양구 : 당장 흔들리는 주가를 방어해야 한다?

김종배 : 당장 (JYP의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 반발이 일어나니 쯔위를 앞세워 중국에 사과하도록 한다?

김성윤 : 네.

김종배 : 대만(타이완)에서 일어날 반발은 고려하지 않고?

김성윤 : 네. 이제 대만에는 사과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죠. 그러다 보니 소속사 연예인은 피곤해지고, 팬은 마음이 아프고. (웃음)

강양구 : 그러다가 문제가 계속 생기면 (계약서대로) 굿바이하자, 이런 거죠?

그런데 어느 기획사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이런 식의 기획사 시스템이 사실 바람직하지 않잖아요.

▲ 과연 아이돌을 한 인격으로서 보호하고 있는가. 양안 갈등을 불러일으켜 논란이 된 쯔위. ⓒ인터넷 화면 갈무리

기획사가 주도하는 대중음악, 대안은 없다?

김성윤 : 그렇죠.

강양구 : 이 책에서 약간 아리송했던 부분이, 기획사 제도가 가진 대중문화의 문제점, 병폐를 군데군데 많이 지적하셨는데, 기획사 중심 제도 자체를 놓고서는 약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체념이 보입니다.

김성윤 : 출구를 못 찾아서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홍대 앞 인디 신 등을 통해 음악적 다양성을 키우면 (기획사 중심의) 문화 산업 논리로부터 자유로워지리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그게 가능한가 싶어요. 홍대 신도 이제는 (주류 진입 욕구는 있지만) 주류 음악 시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이 (주류로 들어가려는 수단이) 되었어요. 근본적으로 영화든 만화든, 인디 문화 자체가 샘플 마켓으로 전락한 지 오래되었어요. 예전과 같이 대중문화를 통해 저항의 탈출구를 찾는다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거죠.

김종배 : 저는 기획사 부문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게 영화 <라디오스타>예요. 이 당시 대중음악 생산 체제는 매니저 안성기, 가수 박중훈이에요. 사실 우리 세대가 바라보는 가수의 모습은 이렇거든요. 여기서 기획사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시대로 넘어갔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김성윤 : 그렇죠. 매우 합리적 시스템이 구축됐고, 기업화했죠.

강양구 : 예전 노예 계약 문제가 불거질 때만 해도 팬과 기획사가 대립하는 구도였잖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오히려 팬과 기획사가 공동체처럼 묶인다면서요?

김성윤 : 네. 팬덤 역사가 오래 이어지면서 고도화했죠. 예전 젝스키스가 해체할 때는 분노한 팬들이 DSP미디어를 찾아가 이사의 차를 불태우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대략 2000년대 후반, 우리가 아이돌 공화국이라 부를 수 있게 된 무렵부터는 아이돌 기획사가 신인 아이돌 데뷔와 동시에 공식 팬클럽도 론칭합니다.

강양구 : 이제 팬클럽까지 기획사가 만드는 시대로 넘어갔다는 얘기군요.

김성윤 : 네. 과거에 비하자면 한층 더 발전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뭐랄까요, 예전보다 무서워졌다고 할까요? (웃음)

우상 없는 시대, 소비가 경향을 만든다

김종배 : 알겠습니다. 대중문화 현상을 모두 짚어볼 순 없고, 오늘 이 자리에서는 주로 대중음악, 특히 아이돌 음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책의 주 제목은 '덕후감'이지만, 부제는 '대중문화의 정치적 무의식 읽기'예요.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는데,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개념이 들어간 이유는 뭔가요?

▲ "이 시대에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대중을 비판하는 건 가능한가?" ⓒ프레시안(최형락)
김성윤 :
일단 흔한 대중문화 담론처럼 소비되긴 싫어서고요. (웃음) 특히 요즘 같은 경우 오타쿠 문화가 성행하잖아요? 누구 '덕력'이 더 센지를 겨루는 데 집중하죠. 이런 형태의 대중문화 담론이 한쪽에서 성행하는 건 사실입니다. 나름대로 이런 분위기에 파열음을 내고 싶었어요. (예전 비평 황금기 때처럼) 진지하게 다가가 보자. 대중문화를 끌어안으면서, 그 안에서 함께 비판의 목소리도 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김종배 : 제가 진행하는 다른 방송에서 '왜 세계적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무관심, 탈정치화가 일어나느냐'는 질문에 대해 '예전과 비교해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정치·사회적 상징으로서 인물이 너무 다변화되었다. 이런 상징이 있다 한들 대중문화 영역에서 소비된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굳이 정치를 통해 발산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거죠.

김성윤 :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예전에는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집합적 이념이나 인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상징이 대중문화계에만 있다는 말씀이잖아요?

거기에 제가 한 말씀 보태자면, 대중문화조차도 2010년대 이후로는 더 극적으로 분화하고 있습니다. 더는 국민가요가 없죠. 국민 드라마도 없죠.

김종배 : 아, 그렇죠. '시청률 60%' 운운하던 시절은 정말 먼 옛날이 됐죠.

김성윤 : 네. 그래서 대중음악계 일각에서는 농담 삼아 '대중'을 '소중'으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죠. 흥미로운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양구 : 집합 의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 입장에서는 더 안 좋아진 거네요? 사람들을 한 묶음으로 모을 수 있는 매개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김종배 : 이런 경향이 비단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뉴스 영역에서도 나타난다고 이야기들 하잖아요? TV가 더는 국민 매체가 아니죠.

강양구 : 그래서 외국의 경우 미디어가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틈새를 노려서 특정한 뉴스를 소비하는 타깃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죠.

김성윤 : 현재 사람들 사이의 연결 방식은 취향 공동체 수준이 아니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양구 : 공동의 소비를 통한 취향 공동체.

김종배 : 이 지점에서 이전에 제가 <30대 정치학>에서 분석한 결과와 유사한 맥락을 찾게 되네요. 당시 제가 분석한 바로는 지금의 삼촌 팬 세대가 어떤 연령대보다 진보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세대이고, 정치 영역에서 팬덤화 현상의 최선봉에 선 세대였어요. 대중문화 팬덤의 중심에 선 이들이 정치인 팬덤화 현상에도 선봉에 섰다는 거죠.

김성윤 : 정치 담론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하죠.

강양구 : 그래서 저는 같은 세대 입장에서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데 불만이 조금 있어요. 이전 86세대의 경우 한계도 있었지만, 뭔가 스스로 만들어낸 경험이 있죠. 정치 담론, 리더, 정당, 심지어 대통령도 직접 만들어냈죠. 그런데 우리 세대는 윗세대를 구리다고 폄하하면서도 소비만 할 뿐이죠. 응답하라 세대가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서 사회의 주도권을 쥔 분야는 문화 영역이 유일한 것 같아요. 감독, PD, 작가 등.

대중문화 반지성주의는 결국 대중 반지성주의로 연결된다?

김종배 : 앞서 정치적 무관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그 역도 성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의 욕망, 불만, 지향점 등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정치인이 나온다면 대중문화 영역에서 나타난 것 같은 팬덤 현상이 불붙으면서 어마어마한 정치적 위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 예가 바로 노무현이라는 존재 아니었느냐, 라는 분석이 있었죠. 이제 대중문화가 이처럼 분화하고 있다면 정치 영역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겠느냐도 분석의 영역이 될 수 있겠네요?

김성윤 : 저는 양가적으로 보는데요, 중요한 계기가 있으면 우발적으로 폭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폭발 지점이 좋을 수 있지만, 잘못 폭발할 수도 있어요. 최근 사회 현상을 보면 우려스러울 때가 많잖아요? 반지성주의가 팽배하고 음모론적 사고방식이 횡행하는데, 이런 경향이 대중문화 현상에서도 보이죠.

강양구 : 그런 열망이 긍정적으로 표출하면 사회 변화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부정적 극단으로 표출하면 과거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도래한 나치즘이 현실화할 수도 있겠죠.

김종배 : 너무 성급한 일반화로 갈 수 있겠습니다만, 정치의 작동 원리나 대중문화의 작동 원리가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될까요?

김성윤 : 그렇죠. 대중이 참여한다고 해서 그것이 답이라고 말하기 꺼려질 때가 있어요. 과거에는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사람이 있고 다른 이에게 전파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잖아요? 반면 최근 양상을 보면 이데올로기가 대중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 시대에 대중문화 비판과 동시에 대중 비판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들죠. 그런 점에서 <덕후감>은 대중문화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대중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종배 : 중요한 문제 제기네요.

강양구 : 동의합니다. 요즘에는 기자들이 권력을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대중을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특히 대중적으로 첨예한 정치 사안, 사회 이슈의 경우에는 자기가 생각하는 게 대중이 생각하는 방향과 다를 경우 "그게 아닙니다"라고 말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되었죠.

김종배 : 뭐든 선순환하면 대중과 소통이 되겠지만, 악순환 한다면 대중 추수주의로 가겠죠. 말 그대로 '한 끗 차이'로 인해서요.

오늘 독서통은 <덕후감>이라는 책을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책 내용의 10분의 1도 못 얘기했습니다.

강양구 : 네, 저희는 청취자 여러분이 재미있으시라고 특정 이슈만 뽑아 이야기했습니다. 아쉬운 게 <미생> 이야기를 못 한 거예요. 전 김성윤 선생님과 생각이 다르거든요. (웃음)

김종배 : 난 <써니> 얘기.

▲ <덕후감>(김성윤 지음, 북인더갭 펴냄.) ⓒ북인더갭
강양구 :
오늘 저희가 얘기하지 못한 재미있는 대목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나만 덧붙이면 이 책은 86세대에게 아랫세대가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노는가를 알려주는 세대 간 소통의 수단으로서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음)

김종배 : 저는 고백하건대 'X-세대' 후배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찬 선배의 한 명이에요. 그랬는데 지금의 30대를 연구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이들은 우리 세대와 완전히 다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삼촌 팬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웃음)

강양구 : 이 방송을 들으시고 일코하는 삼촌 팬이 힘을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웃음) 더는 일코하실 필요 없습니다.

김성윤 : 아마 이제는 많이 일코 해제했을 겁니다. (웃음)

김종배 : 오늘의 독서통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성윤 예비 박사께 고맙다는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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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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