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대구 첫 총선 출마 …"회색 국회에 초록의 균열을"

[언론 네트워크] 변홍철 "한국사회, 기본소득 논의의 출발을"

녹색당 창당 후 처음으로 대구에 국회의원 총선 후보가 출마한다.

녹색당 변홍철(47) 대구시당공동운영위원장은 1월 18일 대구시당 사무실에서 20대 국회의원 총선 대구시 '달서구갑'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녹색당의 대구 총선 출마는 2012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녹색당은 17일 현재 서울 2곳과 경기도 1곳에서 총선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변홍철 위원장은 '녹색평론' 편집장과 편집주간(1998-2008)을 거쳐 2015년 11월부터 녹색당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변홍철.서상민)을 맡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 현재까지 '청도 345kV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 송전탑과 원자력발전소 반대운동에 힘쓰고 있다. 또 도서출판 '한티재' 기획위원(2010-현재)으로 환경과 인문학 관련 책을 다수 펴냈고, 청소년 인문학 공부모임 '강냉이' 교사(2010-현재)로도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어린 왕자, 후쿠시마 이후(2012.한티재>, 산문집으로 <시와 공화국(2015.한티재)>을 펴냈으며, 여러 언론에 환경문제와 정치 등에 대해 칼럼을 쓰기도 했다.

"금수저들의 담합권력정치가 아닌 삶의 정치를"

변홍철 위원장은 오는 1월 22일 녹색당 달서구지역모임 당원총회를 거친 뒤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출마선언 장소를 '달서구갑'이 아니라 '녹색당 당사'로 정한 이유에 대해 "이번 총선은 한 지역구의 선거가 아니라 대구 전체 유권자들에게 녹색당의 가치를 알리는 의미의 선거"라며 "국회의원은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국민의 대표로, 녹색당이 대구에 처음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 녹색당 변홍철 대구시당공동운영위원장. ⓒ녹색당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숨통이 트이는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금수저를 움켜쥔 정치인과 거대정당이 권력을 독차지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담합하는 곳"이라고 국회와 한국정치를 비판하며 "권력정치만이 판을 치는 국회에 들어가 '삶의 정치'를 위한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 "회색의 국회의사당에 초록의 균열을 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사회, 기본소득의 도입대구, 4대강사업 심판의 문제"

또 "경제성장의 성과는 결코 평범한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며 "경제성장이 아니라 '함께 사는 길'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주요 정책으로 '한국사회 기본소득 도입'을 내걸었다. 그는 '기본소득'에 대해 "불평등과 빈곤을 해소하고 모든 시민들이 삶의 불안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라며 "2016년이 한국사회 기본소득 논의의 출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 도입에 따른 재원방안에 대해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자세하게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의 현안으로 낙동강의 '겨울 녹조'와 '식수',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 문제를 강조했다. "강 문제는 대구에서 중요한 의제고, 깨끗한 물을 먹을 시민의 권리 역시 인권과 기본권"이라며 "겨울녹조와 식수는 결국 정치의 문제, 4대강사업 심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대구의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는 중국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경제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의 장에서 다뤄지지 않은 사안을 주요 의제로 내세워 시민들에게 녹색당의 가치를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성서의 눈부신 발전, 이웃의 삶은 얼마나 행복해졌나"

그는 지역구를 '달서구갑'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성서공단'으로 불리는 지역적 특성과 어린 시절의 인연을 꼽았다. "논밭과 야트막한 동산들이 있던 성서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와 아파트가 들어서며 눈부신 변화를 겪었지만 이웃들의 삶은 얼마나 더 행복해졌는가"라고 되물으며 "발전과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경쟁과 승자독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각박하고 팍팍해진 삶의 길을 다른 쪽으로 바꾸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어린 시절 성서지역에서 자라며 성서초등과 성서중학교를 졸업했고 3대째 죽전성당에 가족이 다니고 있는 인연도 '달서구갑' 출마 이유로 꼽았다.

▲ 제 19대 국회의원 총선(2012) '달서구갑'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 제 18대 국회의원 총선(2008) '달서구갑'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달서구갑' 선거구는 달서구 죽전동·장기동·용산동·이곡동·신당동으로 '성서지역'으로 불린다. 이 곳의 현역 국회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홍지만 의원으로, 17일 현재 곽대훈(60) 전 달서구청장, 박영석(56) 전 대구MBC 사장, 송종호(59) 전 중소기업청장, 안국종(55)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이영근(59)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노동분과부위원장을 포함해 5명의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모두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앞선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친박연대' 박종근 후보가 당시 한나라당 홍지만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달서구는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역구인 달성군과 인접해 이른바 '박풍'이 거셌던 곳이다. 야권에서는 2008년 무소속 김충환 후보가 6.54%,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김준곤 후보가 20.13% 득표율로 낙선했다.

녹색당의 대구 총선 첫 출마

녹색당이 대구에 총선 후보를 낸 것은 2012년 창당 이후 처음이다. 녹색당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3월 창당했으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당선에 실패하고 정당득표도 0.48%에 그쳐 '등록취소'된 뒤 그 해 10월 '녹색당 더하기'로 개명했으며, 2014년 1월 헌법재판소가 이 같은 '등록취소'를 규정한 정당법을 '위헌' 결정하면서 2014년 2월 최초 당명인 '녹색당'을 다시 쓰게 됐다.

녹색당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부산과 경북에 각각 1명씩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경북에서는 영양·영덕·봉화·울진군에 박혜령(47) 전 '영덕핵발전소 유치백지화 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이 출마했으나 2.93%(2,300표) 득표에 그쳤다.

녹색당은 또,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의원 비례대표로 후보로 1명이 출마했으나 1.07%의 득표율에 그쳤다. 당시 정당별 득표율은 새누리당 69.90%, 새정치민주연합 23.90%, 정의당 2.83%, 통합진보당 2.35%였다.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정당별 통계. 2016년 1월 17일 오후 6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한편, 1월 17일 현재 대구의 예비후보자는 45명으로, 새누리당 39명, 더불어민주당 2명, 정의당 1명, 한국국민당 1명, 무소속 2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58.수성구갑)·정기철(53.수성구을), 정의당은 조명래(51.북구을)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새누리당은 중남구에 10명, 북구갑 6명, 달서구갑 5명, 서구와 달성군 각각 3명, 동구갑·동구을·달서구병 각각 2명, 수성구갑에 1명의 예비후보가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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