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 다한 대한민국, 돌파구는 없는가?

[프레시안 books]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재벌 개혁 전도사'로 불렸던 강철규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가 역사에서 국가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발굴해, 한국이 새로운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새 책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사회평론 펴냄)를 냈다.

책이 진단하는 오늘날 한국은 우리 청춘의 진단과 같다. 금수저와 흙수저 이야기는 순식간에 국민의 상식이 되었다. 부를 상속받지 않는 한, 절대 신분 상승이 불가능한 사회다. 법에 대한 신뢰는 사라진 지 오래고, 권력은 부패와 동의어다. 한국은 극단적으로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 노 경제학자의 진단은 청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강 교수는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한탄한다.

반전의 핵심으로 저자는 세 가지를 꼽는다. 제도, 조직, 리더십이다. 제도는 강국의 기틀이다. 전쟁에서 이겨 일시적 번영을 누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일시적으로 경제가 고속 질주할 수 있다. 그러나 법치가 무너지면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우리라는 믿음이 사라진 사회는 영속할 수 없다. 법이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해준다는 신뢰가 생겨야 공동체가 복원된다. 저자는 카르텔을 시장 경제 '제1의 적'으로 지적하고, 거대 경제 주체의 전횡을 막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강철규 지음, 사회평론 펴냄.) ⓒ프레시안
다른 요소에 비해 중요성이 간과되는 조직의 중요함을 들기 위해 저자는 상업 도시로 부를 이룬 베네치아 이야기를 꺼낸다. 베네치아의 열린 조직 형태가 표준 금화 제도, 외환 제도, 표준 도량형 등의 정착을 이끌었고, 사회 전체를 상인형 조직으로 발전시켰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법이 정의롭고, 조직이 열려 있어도 이를 이끌 리더십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고대 마야 문명의 붕괴, 대항해 시대 패권을 잃은 스페인, 로마 쇠퇴의 공통 문제로 리더십 부재를 꼽고, 진정한 사회적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비전과 능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가까운 사례로 싱가포르의 부패 방지 기구를 설명한다.

한편으로 추상적이기도 한 이들 이야기를 위해 저자는 풍부한 역사적 사례, 실존하는 다양한 제도를 설명한다. 우리나라의 공정 거래 제도, 미국 헌법에 녹아든 견제와 균형의 원리 등을 설명하고, 고대 중국의 각종 사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각종 지표를 간략하고 효과적으로 정의한다.

역사의 획을 그은 다양한 이야기에서 '결정적 순간'을 채택하고, 이 이야기의 의미를 현재로 이끈다. 다양한 지식을 담은, 원로 학자의 적확한 경고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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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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