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 전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둔 야권 재편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정치세력화를 추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천정배 의원 등과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직능대표자회의 발족식에 참석한 뒤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정 전 의원을 만나기 위해 순창으로 향했다.
정 전 의원은 올해 초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새정치연합을 탈당했고, 보선에서 낙선한 뒤에는 고향인 전북 순창에 내려가 씨감자 농사를 짓는 등 사실상 칩거생활을 해왔다.
이번 회동은 문 대표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문 대표는 오후 7시30분께 정 전 의장의 순창 자택에 도착해 함께 막걸리를 나누며 1시간 4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극심한 불평등의 해소를 위해 강력한 야권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정 전 의원의 복당을 요청했다.
그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아주 극심한 불평등 해소를 위해 강력한 야권의 연대전선이 필요하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의 경제실패와 민생파탄으로 인해 국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2007년,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우리 두 사람이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라며 정 전 의원에게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실패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데서 앞으로 우리가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된다. 그러기 위해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총선 때부터 힘을 합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명박 정부를 허용하고 박근혜 정부를 허용해서 그 결과로 우리 국민의 고달픈 삶을 허용한 책임으로부터 무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그 책임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정동영의 심장에는 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 정권교체의 희망이 느려질 때 맥박이 흐르고 저도 아득하다. 제 심장의 맥박이 빨라질 때는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상상, 그 꿈을 꿀 때"라며 "그것을 위해 큰 틀에서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은 형제지요"라면서도 "지금은 다른 길에 서 있다. 오늘 먼 길 와주셔서 문 대표께 감사드린다"고 사실상 거절 입장을 밝혔다.
이에 문 대표는 "정 전 의원이 이미 멀리 온 것 아니냐 말씀 하셨고, 저는 '그렇지 않다. 당의 많은 동지들이 다시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씀 드렸다"며 "마음은 형제라는 말씀에 희망을 갖고 간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에 앞서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지난 11일 순창을 방문해 정 전 의원에게 신당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 측은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으로는 총선승리는 물론 정권교체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탈당을 했다"며 "이제 와서 복당은 힘들다는 뜻을 문 대표에게 완곡하게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며 "새정치연합이 아니라면 정권교체를 위해 천 의원을 포함해 야권의 세력들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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