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양측 진영의 인사들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강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문 대표와 가까운 이들 중에서는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노영민 의원과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이 나섰다. 노 의원과 진 의원은 2012년 대선캠프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맡았다. 노 의원은 한국방송(KBS) 및 문화방송(MBC)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혁신일 수는 없다"고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주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문 대표 본인은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에 대해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주 정도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은 "당 대표를 새로 뽑는 전당대회는 선거의 속성상 기본적으로 권력투쟁의 성격을 가지게 돼 있다"며 "더군다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사실상 '줄 세우기' 전당대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아 이전투구, 사생결단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과 단합'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건 순진한 생각"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는 '김상곤 혁신안'에 대해 "당 구성원의 절대 다수가 동의하고 합의해서 만들어진 당의 공식적 결정"이라고 방어하며 "그것을 부정한다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자세는 아니다"라고 안 전 대표를 비판했다.
진 의원은 안 전 대표를 좀더 날카롭게 겨냥했다. 진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연대'에 대해 매우 부정적 입장만 피력해 오다가 장고(長考)에 들어가서 '이번에는 뭔가 희생적 결단 같은 것이 있지 않겠는가' 기대했던 게 사실인데 결과적으로 매우 동떨어진 답을 내놓아서 매우 당혹스럽고 우려가 크다"며 "문안박 연대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문안박으로 부족하니까 문재인·안철수가 서로 겨뤄서 둘 중 하나로 정리하자'는 것은 모순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혁신 전당대회 주장에 대해 "안 전 대표가 비주류의 수장을 자처했기 때문에 주류와 비주류 간의 사생결단식의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제도혁신 자체를 부정하고 또 다른 혁신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혁신을 진정으로 추진하자는 뜻이 아닌 게 아니냐"고 했다. 안 전 대표가 강조하는 '혁신'에 대해서도 "(김상곤 혁신안을) 모두 무위로 돌리고 이것이 '실패'라고 규정하면서 새롭게 시작하자는 것은 근본과 기초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安측 "문안박 연대? 안철수 들러리 서라는 거지…"
안 전 대표 쪽에서는 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과 안철수 대선캠프 본부장 출신인 송호창 의원이 나섰다. 문 의원은 "문 대표가 한 이런 식의 제안(문안박)이 무슨 진정성이 있고 절실함이 있나"라며 "결국은 안 전 대표가 들러리를 서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문안박 연대를 구상한 것은 결국은 현재의 체제로는 총선에 임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원래대로 현 체제로 가겠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셈이다.
특히 문 의원은 '김상곤 혁신안'에 대해 "새로운 지도부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김상곤 혁신안'이 잘한 점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많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부가 검토해서 좋은 점은 계승·발전시키고 잘못된 것은 수정해야 한다. '김상곤 혁신안'이 금과옥조도 아니고 그것을 고수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문 대표 측이 안 전 대표를 향해 '김상곤 혁신안을 하지 말자는 거냐'고 비난하고 있는 데 대해 그는 "혁신위의 혁신안을 거부한 게 아니다"라며 "안 전 대표의 혁신안 중에는 혁신위 보다 훨씬 더 센 혁신안이 많다"고 응수했다.
문 의원은 안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만약 당 내에서 혁신과 통합을 실천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되면 새로운 흐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송 의원도 이에 대해 "그런 일(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 공멸하는 방법"이라며 "전부 다 힘을 합해도 박근혜 정부의 독선적 행태를 막을 수가 없는데 분열돼서는 해보나마나"라고 했다. 송 의원은 "이번에 우리 당을 개혁해내지 못하면 탈당을 하든 당에 남아 있든, 공천을 받든 못 받든 아무 소용이 없다는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이날 문 의원과 최원식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성명을 내어 "당이 위기에 처하게 된 책임의 가장 큰 부분은, 당원과 국민이 위임한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도 혁신과 통합의 과제를 실현하는 데 실패한 문 대표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며 "문 대표가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고 다음 총선과 대선을 승리하기 위한 결단을 신속히 내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문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민집모는 "문 대표는 이른바 '문안박 연대'를 제안함으로써 당의 위기를 오히려 가속화시켰다"고 주장하며 "문안박 연대는 안 전 대표가 거부함으로써 사실상 실패로 끝났고, 문 대표는 더 이상 문안박 연대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시간만 끌면서 문제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당의 위기를 수습할 방안을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민집모는 김한길 대표 시절(2013년 5월~2014년 3월) 및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시절(2014년 3월~7월) 당 지도부와 가까웠던 이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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