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의 4선 국회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이 30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야당에서 나온 첫 불출마 선언이 호남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은 상징적이다. 김 의원의 결단을 계기로 이른바 '호남 물갈이론'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전남 여수갑 출신의 김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당의 통합과 승리에 조그만 거름이라도 되고자 저의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를 내려놓는다"며 "이제는 후진에게 물려줄 때가 된 것 같다. 지역 당원들의 불출마 만류에 마음이 매우 무거운 것도 사실이나 정치인은 선공후사의 대의명분에 따라 결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 배경과 관련해 "호남 민심은 요동치고 당 지지율은 20% 대에서 좀처럼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말 당의 앞날이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 당 중앙위 의장이며 호남 최다선 의원으로서 이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 당이 침몰의 위기에 빠져 있는데 호남 최다선 의원이 지역구에서 표 몇 장 더 얻으려고 바삐 뛰는 모습이 미안하고 한심하게 여겨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네 번이나 저에게 공천을 준 당에 제가 보은하는 길은 총선까지 당의 화합을 위해 저의 온 몸을 태우는 일"이라며 "평소 '정치는 사랑'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제가 당원 모두를 내 몸같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갈라진 당심과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가 정치를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며, 당의 승리를 위해 어디든지 가라면 가겠다"고 밝혔다.
15대 국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국민회의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던 김 의원은 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의원의 부친은 8대, 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영 전 의원이다. 김 의원은 대학 시절 반유신 투쟁 및 긴급조치 7호 위반으로 구속된 적이 있고, 이 사건으로 부친 김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수신제가를 못했다'는 이유로 공천을 받지 못해 정치권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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