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으로 보낸 '불법 입양아', 송환해야 한다"

[기고] 한나 요한슨 박사의 글에 덧붙여

스웨덴한국입양인네트워크(SKAN)의 코디네이너 한나 요한슨 박사는 최근 프레시안에 보낸 기고문(스웨덴 아기 수출, 정(情)도 법(法)도 없다)을 통해서, 한국의 보건복지부는 대한사회복지회(SWS)가 스웨덴으로 아동을 입양 보낼 수 있도록 허가한 사업허가증 취소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요한슨 박사의 글은 몇 가지 적절한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입양에 관련된 법이 준수되고 있지 못한 문제, 감독기관으로서의 정부의 책임에 관한 문제, 국제입양에 관련한 국제조약의 유용성에 관한 것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슨 박사의 글은 몇 가지 점에서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국내법과 국제법이 법제화의 수준에서 드러내고 있는 차이, 즉 그 법률들이 가지고 있는 제약과 법의 효과가 미치는 영역에 관한 명확한 구분이 없다. 또 자유재량으로부터 나온 제약과 법률로 규정된 의무 사이의 차이를 무시하고 있다. 나아가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적 참여 의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요한슨 박사의 글이 핵심적인 질문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41명의 아이들이 불법으로 입양되었다고 했는데, 이들에게 일어난 일들은 무엇인가? 이들이 입양되는 과정을 보면 한국에서 공식적 입양이라는 최종단계에 이르기 위해서 밟아야 할 법적 절차의 일부, 즉, 입양숙려제와 국내입양우선추진제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 아이들에 대한 한국에서의 입양결정은 법률적으로 무효이며 사실상 불법입양이다. 한국에서의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이 아이들이 보내졌으므로, 이 아이들에 대한 스웨덴에서의 입양 역시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고, 한국에서 이 아이들이 합법적으로 그 친생부모와의 단절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입양된 아동들은 고아들이 아니다.

물론 대한사회복지회는 한국에서의 행위들에 대해서는 비난 받을 수 있지만,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사회복지회는 스웨덴의 어답션센트룸을 파트너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한사회복지회와 어답션센트룸 간의 협약은 스웨덴 정부의 중앙입양위원회(MIA)의 승인을 받았다.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비회원국과의 입양사업을 할 것인지 하지 말 것인지는 스웨덴 당국과 기관들이 결정할 문제다. 대한사회복지회와 어답션센트룸 간의 계약서 안에 명시된 입양가정방문과 같은 조항을 실행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면, 이는 대한사회복지회가 비난 받아야 할 일이라기보다는,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계약을 체결한 어답션센트룸이 비난 받아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은 2013년 5월 24일에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에 서명함으로써 해외입양에 대한 국제기준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명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이 협약이 비준되지 않은 한, 입양기관들과 입양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을 준수하는 일은 도덕적 의무일 수는 있어도 법적 구속력을 갖는 의무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41건의 불법 입양이 있었고, 대한사회복지회가 한국의 법, 즉 입양특례법을 여겼고 보건복지부로부터 합당한 질책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여기서 불확실하게 남아있는 점은 대한사회복지회가 친생부모들의 입양동의 날짜를 조작하여 다른 날짜를 기재해 넣음으로써 가정법원을 기만했는가의 여부이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대한사회복지회는 위조죄와 사문서위조행사에 관한 형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 대한사회복지회가 친생부모의 입양동의서를 조작하지 않고 가정법원에 제출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럴 경우라면 이는 판사들이 제출된 서류를 확인할 때 그들의 책임을 올바르게 수행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보건복지부가 이 아동들에게 해외이주허가를 내어 줄 때 이런 변칙을 인지하는 일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간에 이 입양은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다. 핵심적인 조건인 부모의 동의요건을 법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입양은 다시 절차를 밟아서 한국의 가정법원으로부터 승인되어야만 한다. 이 경우 만일 친생부모가 결정을 번복하게 되면, 입양동의를 얻어낼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 사안에 관한 법적인 논란에는 2013년에 있었던 두켓(Duquets) 부부가 입양을 목적으로 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 모르게 미국으로 몰래 데리고 들어간 7개월 된 아이 김세화 양의 경우(바로보기)와 비슷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 아이들은 스웨덴에서 1-2년 째 살아오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한국의 친생모의 자녀들이다. 이 아이들은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복합적 상황의 피해자들이다. 이 경우 과연 무엇이 아동들의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 아이들은 그들의 "불법" 입양부모들과 함께 스웨덴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한국으로 송환되어 그들의 친생모와 재결합되도록 해야 하는 것일까? 이는 스웨덴 중앙입양위원회(MIA)와 한국의 보건복지부가 제공할 답변에 달려 있다.


2012년 8월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대한사회복지회 뿐 아니라 홀트아동복지회(33건)와 동방사회복지회(10건)도 입양동의의 법적 의무요건인 7일간의 입양숙려제를 어겼다. 보건복지부는 또한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이 불법입양들이 어떤 경로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입양기관들이 이 불법적 행위들을 어떻게 시정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법치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는 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법이 존중되도록 확실하게 하는 일과 법이 실행되도록 하는 일은 정부의 책임이다. 직접적으로는 정부의 부처들을 통해서 해야 하고 간접적으로는 경찰을 통해서 하거나 재정에 관련된 문제라면 금융감독원을 통해서 해야 할 것이다. 결국 궁극적 차원에서는, 사회의 가장 연약한 존재들을 보호할 책임은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 모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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