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14일 담화에서 "군사분계선 남쪽 400미터 지점에 있는 괴뢰 헌병 초소 앞에 우리가 자기 방어를 위해, 그것도 3발의 지뢰를 매설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우리 군대가 그 어떤 군사적 목적을 필요로 했다면 막강한 화력 수단을 이용하지, 3발의 지뢰 따위나 주물러 댔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이어 왜 지뢰 폭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닌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10일 국방부는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거한 지뢰 파편에서 강한 송진 냄새가 났다며 북한군의 지뢰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이에 대해 "(강한 송진 냄새가 풍긴다는 것은) 오랫동안 파묻혀 있던 것이 아니라 우리 군대가 새로 제작하여 현지에 매설했다는 것을 입증시켜보려 한 것"이라며 "만약 의도적이라면 굳이 무엇 때문에 새로 만든 지뢰를 매설했겠는가. 거기에 묻을 지뢰가 없어 새로 만들어야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폭발로 산산이 부서지고 타버린 잔해에서 굳이 냄새를 찾는다면 화약 냄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용수철 문제도 거론했다. 국방부는 지뢰 잔해물 중에 용수철이 발견됐는데, 이것이 북한군의 목함 지뢰 용수철과 정확하게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담화는 "폭발된 지뢰의 용수철이라면 적어도 부러졌거나 휘어졌어야 정상일 것"이라며 "터진 용수철이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생생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또 "방대한 첨단 감시 기재들을 촘촘히 배치해놓고 24시간 주야로 아군 지역을 감시·정찰하는 괴뢰들이 같은 장소에 대해 나무 때문에 '관측'을 못했다고 하면서도 폭발 장면만은 동영상으로 공개한 것은 극히 모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사고 발생 지역에 숲이 우거져 있어 감시가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이례적으로 사고 당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담화는 남한 정부가 이번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규정한 것은 오는 17일로 예정돼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연습 강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 군대의 소행이라고 그렇게도 우겨대고 싶으면 그를 증명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시하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군은 이날 '전선서부지구사령부' 명의의 전통문을 합동참모본부 앞으로 보냈다. 이 전통문에는 정책국 담화와 마찬가지로 DMZ내 지뢰 매설을 부인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합참은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의 답신 전통문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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