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의 점유권 소송에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가 카페 세입자를 상대로 이겼다.
13일 서울서부지법 민사21단독 신헌석 판사는 싸이와 부인 유 아무개 씨가 자신들이 소유한 이태원 건물 세입자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 운영진 송 아무개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건물 인도 및 부당 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송 씨는 카페가 있는 건물 5, 6층을 싸이 부부에게 인도하고 6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할 때까지 싸이 부부에게 매월 불법 점유에 따른 손해액 660만 원을 주라고 했다.
재판부는 "싸이 측이 카페의 전 운영자 최 아무개 대표에 대한 건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 이미 승소"했다며 "확정판결의 효력은 승계인(송 씨)에게도 미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송 씨는 최 씨 등과 함께 테이크아웃드로잉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판부는 또 "테이크아웃드로잉이 계약 당시 주인과 맺은 특약이 있다는 증거가 없고, 권한 없이 건물을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지난 2010년 예술가를 지원할 수 있는 예술 공간을 콘셉트로 최 아무개 씨가 한남동에 문을 연 카페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계약 당시 건물주는 일본인이었다. 최 씨 등은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당시 건물주와 임차인이 원하면 매년 계약이 연장 가능하다는 특약 조항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이 특약 조항 사항을 인정하지 않았다.
문제는 건물주가 바뀌면서 생겼다. 가게 문을 연 지 6개월여 후 들어온 새 건물주는 재건축을 위해 최 씨에게 가게를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의 조정안을 양자가 따라, 최 씨는 지난 2011년 말, 2013년 12월 31일까지 가게를 비운다는 조건에 합의했다.
이와 같은 합의 조정 두 달여 후 가수 싸이가 새 건물주로 등장했다. 싸이 측은 이전 건물주와의 조정 결과를 지키라고 요청했다.
최 씨 등은 싸이가 이전 건물주와 달리 건물을 재건축하지 않고 대형 프렌차이즈에 임차하려 했으므로 기존 계약이 무효이며, 가게를 비울 수 없다고 맞섰다.
이번 판결은 싸이 측의 손을 들어줬으나, 세입자 측은 "이해가 가지 않는 판결"이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양자 간 갈등이 거세지면서 싸이 측은 지난 4월 강제 집행 절차를 진행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연예인 갑질'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갈등 과정에서 카페 운영진 일부는 물리적 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서부지방검찰청에 싸이 측을 별도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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