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박근혜 7차례 독대, 노동 모르더라"

"임금피크제·해고요건 완화가 '노동 개혁'?"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에서 "노동시장 개혁은 한마디로 청년 일자리 만들기"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나왔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은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나와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노동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마치 휴가 기간 중 노동 개혁만 연구하고 나오신 것처럼 말씀하셨다"며 "대통령께서 노동 부분을 잘 모르신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저는 한국노총 위원장을 하고 그 이후에도 박 대통령과 매우 가깝게 7번을 독대했던 사람"이라며 "독대를 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노동 부분에 대해 번번이 많은 말씀을 드렸는데, 그때마다 많이 끄덕이셨고 많이 적고 했지만 노동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고 과거 일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이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 주변에 노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야겠구나'라는 우려를 했는데, 재작년에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노동 문제를) 또 한 번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더라"며 "대통령께서 노동을 잘 모르시죠?"라고 재차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을 향해 "노동 개혁을 청년 일자리와 결부시켜 계속 말씀하는데, 그건 노동 개혁이 청년일자리와 무관하다는 것을 알면서 하는 얘기인지 아니면 노동 개혁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억지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노동 개혁이라고 말씀하시는 게 취업규칙 변경, 해고요건 완화, 임금피크제다. 이게 경제 성장, 청년 일자리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이냐?"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최고위원은 특히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효과를 기대하면서 (처음) 시행한 게 저다"라고 2004년 자신이 금융노조 위원장 시절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던 것을 언급하고 "금융권에서 최초 시행했지만 결과는 '전혀 아니었다'고 말씀 드렸지 않느냐. 제 말씀 다 잊으셨느냐"고 박 대통령을 질타했다. 그는 "지금 노동개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허구다. 누구도 책임질 수 없고, 아무 결과물도 산출되기를 기대할 수 없는 억지"라고 비난했다.

새정치연합 '청년 일자리 창출 및 노동·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어제 대통령은 마치 중·고령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하면 청년 일자리가 잘 만들어질 것처럼 언질했다"며 "그렇게 하면 또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OECD 발표에 의하면 한국 노동자 7명 중 1명인 14.7%가 최저임금을 밑도는 임금을 받고 있다. (이는) 조사 대상 20개국 중 최하위"라며 "박근혜 정부 2년 반은 양극화된 우리 사회의 상처에 소금만 뿌린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기에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다"며 "국민이 이제는 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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