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이사장, 3박 4일 북한 방문길 올라

[출국 현장] 김성재 "교류 협력 이어져야"…보수단체 반대 시위도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북한 방문길에 올랐다.

5일 오전 9시경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희호 이사장은 방북 길에 마중 나온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방북 수행단과 함께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 이사장의 방북 수행 단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이희호 여사는 분단 70년의 아픔을 치유하고 6.15 정신으로 화해·협력하면서 우리 민족이 화해롭고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평양 방문 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김 전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이번 평양 방문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대화와 만남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면서 "이희호 여사도 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 이희호(가운데) 이사장이 5일 오전 방북길에 오르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출국 전 취재진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번 이희호 여사의 방문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교류와 협력이 이어져야 한다"면서 "방북을 지원해준 박근혜 대통령과 초청해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이스타 항공'(ZE2815) 특별 전세기를 이용해 평양으로 향했다. 평양 체류 기간 중 이 이사장은 백화원 초대소와 묘향산 모텔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이 이사장과 김정은 위원장 간 면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보수 단체인 '엄마부대 봉사단' 회원 약 15명이 이 이사장의 출국 전 김포공항에 모여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사진과 피켓을 들고 방북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북한에 한 마디 사과도 듣지 못하고 북한에 가는 것이냐"며 "북한 가서 사과를 받아오든지 아니면 영영 돌아오지 마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 편에는 김대중평화센터와 평화통일추진협의회 관계자 30여 명이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이 이사장을 배웅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 엄마부대봉사단 회원들이 김포공항에서 이희호 이사장의 방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이재호)

▲ 김대중평화센터 회원들이 이 이사장의 방북을 배웅하기 위해 김포공항에 모였다. ⓒ프레시안(이재호)

이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