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그동안 중앙선관위가 제안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줄기차게 반대해왔다"며 "선거 제도 개혁의 취지는 '승자독식 선거 제도'를 고쳐서 공정한 선거를 만들자는 것임에도, 마치 의원 정수 문제가 본질인 것처럼 왜곡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새누리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이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인용하며 "기득권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혹평했다.
이 보고서에서 새누리당은 스스로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과대 대표되는 현행 선거법의 최대 수혜자"임을 인정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현행 선거 제도의 최대 피해자는 득표율보다 적은 의석수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군소 정당, 즉 정의당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관련 기사 : 새누리 "비례대표 도입하면 영남에서 23석 잃어")
심 대표는 "새누리당은 비례성을 강화할수록 새누리당 의석 점유율은 낮아지고, 정의당의 의석 점유율은 높아지는 제로섬 관계에 놓여있다고 분석했다"면서 "유권자들의 지지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면 새누리당이 현격히 불리하게 된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전국에서 43%의 지지를 얻었지만, 현행 선거구제 덕택에 전체 의석의 51%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지율과 의석수의 불일치를 두고 정의당 측이 '표 도둑'이라고 일갈한 것이다.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도 "지역주의에 기댄 양당에 현행 선거 제도는 뻥튀기 기계다. 선거 때만 되면 이 뻥튀기 기계가 위력을 발휘한다"면서 "이 뻥튀기 기계의 혜택 속에서 안주하고 싶은 것이 새누리당"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 여론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은 독일식 비례대표제 확대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국민 정서 때문에 의원 정수 확대가 어렵다면, 국민 정서에 따라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일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현행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2 대 1로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도 지난 26일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는 되레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축소하려는 기류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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