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민간인 사찰, 오후부터 검증 시작

野 "전화 별로 적법 감청 절차 거쳤나" vs. 與 "사찰 기록 없으면 야당 책임져야"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검증 작업이 27일 오후 본격 시작된다. 이날 열리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위원회가 출발선이다. 야당은 검증 공세를, 여당은 '국정원 지키기'에 나설 태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은 대공 정보와 수사를 위해 휴대전화를감청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반드시 법률이 정한 적법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어 "대공 정보와 수사를 내세워 면피하려 하지 말고, 휴대전화 감청 별로 필요한 적법 절차를 거쳤는지 국민에게 밝힐 의무가 국정원에 있다"면서 "오늘부터 있을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에서 해킹 프로그램 관련 내역과 내역 별로 필요한 절차들을 거쳤는지를 보고받고 검증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보위에서는 국정원이 성실하게 우리 당이 요구한 33개 자료에 답해야 하고, 로그 파일을 포함한 디지털 전문가의 검증 협조를 받는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국정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썬 묵묵부답이라 우려스럽다"고 했다. 해킹 흔적과도 같은 '로그 파일'을 포함한 33개 자료 요청에 국정원이 여태껏 답이 없단 얘기다.

이 원내대표는 "정보위와 미방위는 해킹 피해 방지와 관리 감독의 필요성을 포함해 검증을 할 것"이라면서 "국정원이 부정적 입장을 벗어나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영원히 국정원은 새누리당과 함께 국민 인권 침해 기관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숨진 국정원 직원 임 씨의 부인과 소방 당국이 주고받은 통신 기록을 분석한 결과 "왜 임 씨의 부인이 실종 신고 취소를 2번이나 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세계일보>와 오 최고위원 등에 따르면, 임 씨 부인은 최초 119에 전화를 했고 119는 정밀한 위치 추적이 가능한 경찰에 연락을 취하라고 했다. 이후 부인은 파출소에 실종 신고를 했으나 신고 10분 만에 취소 요청을 했고, 1시간 뒤에도 취소가 안 된 거 같다면서 재차 취소 요청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정보위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삭제 파일 복구 결과를 보고받은 후, 내국인 사찰 기록이 없다면 야당이 책임져야 한다며 역공을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무분별한 의혹 부풀리기와 억지 주장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다양한 위협이 상존하는 분단 국가라는 특수 상황을 도외시한 채 우리의 안보도 정쟁 대상으로만 삼는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정보위에서 삭제 파일 복구 결과를 보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국인 사찰 의혹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 새정치는 정략적 공세를 즉각 중단하고 이제 국정원이 대북 대 테러 방지와 국제 범죄 대책 등 국가의 안위와 국민을 지키는 데 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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