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최대 11조6천억…법인세는 '정비' 문구로 절충

세입 삭감분 2천억…법인세 부대의견 여야 해석차 '논란 예고'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및 가뭄 피해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규모는 최대 11조6천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 6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원안(11조8천억원)에서 세입추경분 2천억원을 삭감한 수치다.

여야는 23일 국회에서 원내대표간 협상을 갖고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추경액 규모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다만 합의된 세출삭감분 5천억원 중 얼마를 증액사업에 재투입할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삭감분을 일절 재투입하지 않는다면 추경액은 최소 11조 1천억원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

여야는 우선 세수결손 보전용 세입추경의 경우에는 5조6천억원 중 2천억원을 삭감, 5조4천억원으로 편성키로 합의했다.

이는 야당이 애초 주장한 전액 삭감이나 협상 중간에 제시했던 2조원 삭감 등의 수치에는 크게 못미친다.

대신 세수결손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야당의 주장대로 '법인세'라는 단어를 명시해 부대의견에 넣기로 했다.

앞서 야당은 "세입추경을 통과시키고 싶다면 부대의견으로 '법인세 인상'을 명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당은 "법인세를 명시할 수는 없다"는 주장을 펴면서 평행선을 그렸다.

나아가 여당은 '법인세 감면' 문구를 넣자는 제안도 내놨으며, 결국 양측은 "세출구조조정과 함께 세입확충을 위한 모든 방안(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 등)을 마련하고 국회와 논의해 대책을 수립한다"는 문구를 넣는 것으로 절충했다.

다만 이 문구에 대해 여야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어 또다시 논란을 예고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 조율이 됐느냐"는 질문에 "세수확충 방안에 모든 논의를 다한다는 의미로만 말씀을 드리겠다. 법인세를 올린다는 얘기는 안하지 않았냐"면서 "세수확충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있고, 앞으로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정치연합에서는 법인세 정상화나 인상을 포함해서 국회서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 보고 시기와 관련해서도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19대 국회 내"라고 하고,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정기국회 내"라고 설명하는 등 양측 의견이 갈렸다.

세출추경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출한 6조2천억원 중 5천억원을 삭감 후 '재조정' 하기로 했다. 삭감액 중 현재까지 항목이 결정된 액수는 3천500억원이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천억원, 일반예산이 1천500억원 등이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나머지 1천500억원을 추가 삭감할 예정인 만큼, SOC 예산 삭감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애초 야당이 주장한 'SOC예산 1조5천억원 중 절반 삭감'에는 못미치긴 하지만, 야당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수긍할만한 액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삭감분 5천억원 중 얼마나 증액사업에 재투입할지는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의 조율에 맡겼다.

여야 간사가 5천억원을 모두 재투입하기로 한다면 세출 추경 규모는 그대로 6조 2천억원이 되지만, 아예 재투입을 하지 않기로 할 경우에는 5조7천억원까지 줄어든다.

다만 여야가 삭감분에 대해서는 메르스 대책이나 가뭄 피해 대책에 사용하자고 의견을 모은 만큼, 5천억원 중 상당 부분이 재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전체 추경 규모도 최대액인 11조6천억원에 가까워지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야가 세출 삭감액 5천억원 이상으로 증액을 편성한다면 11조6천억을 넘어설 여지도 없지는 않지만,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은 상황이다. 

여야는 이후 예결위 간사 협상과 전체회의를 거쳐 24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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