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숨진 직원, 전화 몇 번이 전부…감찰 없었다"

국정원 대변인이 된 여당 "자기가 한 일 밤 새워 점검 중"

숨진 국가정보원 해킹 직원 임모(45)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강도 높은 내부 감찰을 받고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21일 '몇 번의 전화만 있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공식 해명이나 반박을 하기 전에 새누리당이 대신 국정원의 입이 되어 때마다 적극 반박 주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측 간사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제가 확인해보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화로 몇 마디 물어본 것밖에 없다"면서 "전화 몇 번밖에 없었다. 오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국정원으로부터의) 정보위 정식 보고는 없었으나 그런 이야기(내부 감찰 중 자살)가 있어서 제가 확인해 보니 그냥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전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숨진 임 씨가 "문제가 불거지니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무엇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었다면서 "국회 정보위가 들어가기 전까지는 다 점검이 끝나야 되지 않나. 서버에 들어있는 내용을 하나하나 점검하려 밤새워 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감찰실에 불려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낱낱이 조사하고, '어떻게 일을 했느냐' 이런 걸 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감찰 조사가 세게 있었다는 이야기는 안 맞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처럼 내부 특별 감찰이 있었단 보도를 부인하며, 직원 임 씨의 자살 책임이 야당에 있다고 또다시 추궁했다. 그는 "제 생각에는 자기가 나라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그 문제를 가지고 정치권에서 흔들어대니까 (중략) 거기에서 부담을 더 크게 느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겨레>는 임 씨가 지난 14일부터 숨지기 직전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해킹 프로그램 도입 및 운영 등과 관련해 강도 높은 특별감찰을 내부에서 받았다고 복수의 사정 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정보기관에 밝은 한 관계자는 "18일 오전 10시부터 국정원에서 조사받기로 돼 있던 임 씨가 출석시간까지 나타나지 않자 감찰 당국이 가족에게 연락했고, 가족도 뒤늦게 임 씨에게 연락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자 사고를 의심해 당국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안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또 다른 사정 당국 인사는 "국정원이 임 씨를 상대로 며칠에 걸쳐 고강도 감찰을 진행했고 진술서에 손도장까지 받았다고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임 씨가 굉장한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정원의 주장을 전하는 새누리당의 주장과 사정 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린 언론 보도가 엇갈리는 것을 두고,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면서 "지난 대선 국정원 댓글 사건도 처음에는 국정원이 부인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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