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 간부 3명, '집시법' 위반 혐의 구속

[언론 네트워크] 노조 "신고된 합법집회, 물대포에 이은 노동탄압"

지난 4월 24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4.24 총파업 결의대회를 벌인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간부 3명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대구수성경찰서(서장 이상탁)는 24일 지난 4월 24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4.24 총파업 결의대회를 벌인 민주노총대구본부 임성열(46) 본부장과 박희은(39) 사무처장, 이길우(47) 건설노조대구경북건설지부장 등 모두 3명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 민주노총대구본부 간부들에 대한 영장청구 규탄 기자회견(2015.6.24) ⓒ평화뉴스(박성하)

경찰에 따르면 민주노총대구본부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촉구하는 4.24 총파업 결의대회 과정에서 범어네거리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경찰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이들은 대구수성경찰서에 구속돼 있으며 25일이나 26일쯤 대구구치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대구지방검찰청은 24일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민주노총대구본부는 총파업 결의대회 중 도로를 불법점거하고 경찰을 폭행했다"며 "간부들이 주도했다"고 대구지방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법원(판사 정영식)은 "주거가 불분명하고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49) 사무국장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기각됐다.

▲ 4.24 총파업 당시 노동자들을 향해 물대포를 뿌리는 경찰(2015.4.24) ⓒ평화뉴스(김영화)

이에 대해 민주노총대구본부는 이날 저녁 성명서를 내고 "합법적으로 집회 신고된 노동자들의 평화행진을 향해 당시 물대포와 최루액을 쏘고 행진과 집회를 방해했던 것은 오히려 경찰들이었다"며 "이에 항의한 민주노총대구본부 간부들을 구속하는 것은 노동탄압이자 공안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민주노총대구본부와 대구민중과함께 등 대구지역 6개 시민단체도 대구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24일 총파업 행진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정당한 시위와 행진이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했다. 민주노총 간부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노동탄압이 극에 달했다"며 "합법적 행진, 집회였는데 왜 노동자들을 구속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도 "최근 청도 삼평리에서 송전탑 공사 반대운동을 하던 주민들을 도와준 사회활동가를 구속하고, 성소수자 퀴어축제 행진도 불허한 대구 경찰이 노동자들마저 구속했다"며 "명백한 공안탄압 정국"이라고 말했다.

▲ 경찰 방패에 부딪쳐 넘어진 여성노동자(2015.4.24) ⓒ평화뉴스(김영화)

앞서 4월 24일 민주노총대구본부는 '박근혜 정권 재벌 배불리기에 맞선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하루 총파업을 했다. 노동자 3천여명(주최측 추산 4천여명, 경찰 추산 2천3백여명)은 오후 2시부터 반월당 등 6곳에서 행진을 벌여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으로 향했다. 이 총파업은 전국에서 열렸다.


그러나 오후 3시 30분쯤 범어네거리에 결집한 이들은 새누리당사로 갈 수 없었다. 경찰병력 1천3백여명이 방패를 들고 순식간에 범어네거리에서 새누리당사로 가는 도로를 막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대구 집회 처음으로 물대포를 쐈다. 캡사이신도 2년만에 사용했다. 대치는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전국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물대포나 캡사이신 등으로 진압한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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