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는 총리회담 마지막 날인 16일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측은 10.4 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고 필요한 분야에 대해 남측과 협력할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 자리를 마련한 노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큰 결단에 의해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고, 오늘 총리회담까지 잘 온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남북 양측, 총리급 회담 성과 긍정 평가
지난 남북정상회담 이후 40여 일 만에 김 총리와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북측 인사들을 접견한 노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부를 물으며 "이번에 오셔서 약속한 내용에 대해 차질없이 이행계획을 합의해준 데 감사하다"고 총리급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김 총리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꺼내 "얼마 전에 평양에서 진행된 수뇌 상봉과 회담은 북남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고 공동번영 실현에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수뇌 분들의 의지가 반영된 10.4 선언은 앞으로 북남 협력 사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리회담에서 10.4 선언 이행에 대한 쌍방의 의지를 확인했다. 쌍방 당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데 달려 있다"면서 "대통령께서도 깊은 관심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접견에 이어 곧바로 마련된 오찬장에 한덕수 국무총리, 김 총리와 나란히 이동했다.
오찬 환영사에서 노 대통령은 '김영일 총리 각하'라고 부르며 호칭하며 "대개 보고를 받기도 하고, 조금 전에 김 총리와 함께 환담하는 과정에서도 확인한 것은 모두가 아주 합의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면서 "여러분들도 큰 선물을 주고 가시는 것이고 아울러 또 큰 선물보따리를 가지고 가시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에 이르기 위해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마음의 장벽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양쪽의 경제가 좀 비슷하게 함께 발전해서 어느 쪽도 어느 쪽에게 기대지 않아도 되고 자존심 상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상황까지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면서 "그래야 통일에 아무 마찰이나 또는 마음의 상처를 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경제협력 과정은 통일의 시기를 가장 빠르게 앞당기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北 김 총리 "역풍도 불어올 수 있다"
김 총리도 답례사에서 "이번에 쌍방은 북·남 수뇌분들에 의해 마련된 역사적인 10.4선언을 이행하는 데 있어 실천적이며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견해의 일치를 보고 중요한 합의 문건들을 채택 발표했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우리민족끼리 뜻과 마음을 합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들도 성과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으며 10.4선언 이행도 잘 되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뚜렷이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총리는 "그러나 이것은 아직 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위한 대장정의 시작에 불과한다"면서 "이 길에는 전진을 방해하는 역풍도 불어올 수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서는 함평 한우 갈비구이, 남해 멸치 볶음, 안동 감국차 등 한국 각지의 명산물 코스 요리가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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